미래 자동차의 키워드 중 하나가 자율주행(自律走行)이다. 뜨거운 관심만큼 물음표도 따라붙는다. 필요성과 안전성 때문이다. 안전·편의 장치 발달로 운전 부담이 크게 줄었는데 굳이 자율주행이 필요할까에 대한 의문이다. 며칠씩 장거리 운행을 하는 화물차라면 모를까. 안전성 역시 답을 찾는 중이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완전 자율주행차 시제품 '사이버캡'을 공개했다. 인간 운전자의 개입이 불가능한 로보(무인)택시다. 차량 장착 카메라와 인공지능(AI) 기술로만 작동한다. 2026년 양산 목표를 밝힌 일론 머스크는 안전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백만 대의 자동차가 컴퓨터를 통해 운전 훈련을 하고 있어 인간보다 안전하다고 했다. 축적된 운전 관련 빅데이터가 실수를 저지를 가능성이 큰 인간보다 낫다는 뜻이리라.
머스크의 큰소리에도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구체적인 자율주행 기술, 규제 관련 해결책, 수익 창출 방법 등이 모호(模糊)하다는 평가 속에 테슬라 주가는 9%가량 급락했다. 미국인 3명 중 2명은 '가능한 무인 승용차를 타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를 운행했던 크루즈(제너럴모터스 자회사)는 보행자 관련 사고 등으로 결국 퇴출된 바 있다. 완전 자율주행은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답보(踏步) 상태다. 10년 전부터 자율주행 전기차를 개발하던 애플은 올해 손을 들었다. 사람의 개입이 불필요한 '레벨5' 기술을 개발하려 했으나 한계에 봉착했다.
그럼에도 경쟁은 뜨겁다. 선두 주자는 구글 자회사 웨이모다. 미국 내 유일한 상업 운행 로보택시 업체다. 지난 7월 기준 유료 승차는 10만 건을 넘어섰고, 주행거리도 3천540만㎞를 넘겼다. 안전성에서 사람 운전자보다 뛰어나다는 통계도 나왔다. 현대차와 웨이모가 지난 4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는데,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인 '웨이모 드라이버'를 현대차 아이오닉5에 적용하고, 해당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인 '웨이모 원'에 투입(投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자율주행으로 음주운전은 사라지겠지만 예상지 못한 신종 범죄와 문제점들도 드러날 것이다. 일이 터진 후 뒤늦게 수습하지 말고 법적·제도적 허점에 대한 대비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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