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향 "한국 국민, 1940년대 영국 시민보다 못해"…여야 뭇매 맞고 사과

입력 2024-10-11 19:28:19 수정 2024-10-11 22:51:47

"전쟁 시기, 영국 국민 애국심…공직자 애국심, 우리 국민보다 강해"
여권에서도 '공직자 처신으로 부적절' 지적에 "너무 과한 말했다" 사과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한국 국민이 1940년대 영국 시민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고 사과했다.

박 이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2023년 한국 국민 수준은 1940년대 영국보다 못하다'고 말한 부분을 인정하면서 "저는 그렇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전쟁 시기 영국 국민의 애국심"을 언급한 것이라면서 "1940년대 영국보다 현재 한국 국민의 수준, 시민적인 책임감 등이 약하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시 영국은 (독일) 히틀러와 전쟁을 벌이고 있었는데 애국심, 특히 공직자의 애국심 정도가 현재 우리 국민들이 국가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보다 더 강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국민을 개돼지만도 못하게 생각하는 것"이라며 김영호 위원장에게 박 이사장을 국감장에서 퇴장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의원은 마이크가 켜진 상태에서 박 이사장을 겨냥해 "정신병자"라고도 말했다.

박 이사장의 취임 전 인터뷰는 이날 국감에서 여러 차례 논란으로 지적됐다.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한국이 일본을 추월했다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피식 웃는다'고 한 부분을 거론하며 "이런 사대(주의)를 갖고 어떻게 공직에 있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 이사장은 "역사에서 우리가 잘못한 것도 좀 기억하자는 것"이라며 "우리가 '망국'(亡國)이라는 굉장히 험한 기억과 경험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일본만 탓할 게 아니고 우리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함께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의 발언에 여권에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들은 과거 학자 때 한 발언을 계속 지켜가겠다는 생각보다 '공직자로 있었다면 그런 발언을 안 했을 것 같다'는 말을 기대할 것"이라며 유감 표명을 제안했다.

이에 박 이사장은 "너무 과한 말을 한 것 같다. 모든 분께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 동북아역사재단은 동해·독도 표기 오류를 찾아내는 시민단체 등에게 지원했던 예산을 올해 대폭 삭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민정 의원이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입수한 자료를 보면, 독도표기 오류 교정 관련 시민단체 지원액 등 시민단체 지원액이 지난해 5억2천800만원에서 올해 1억7천900만원으로 3분의 1 가량으로 삭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