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배터리 캐즘 벗어날 수 있을까?…잇단 전기차 정책 우호적 인사 EU 집행부 내정

입력 2024-10-10 12:14:30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셀 공장. 연합뉴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셀 공장. 연합뉴스

혹한기를 겪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깨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신임 유럽 연합(EU) 집행부에 전기차를 긍정적을 바라보는 수장의 인사가 내정된 데다, 주요 원성차업체(OEM)가 전기차 사업 친화 프로그램 발표 등을 하면서 캐즘 극복을 위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10일 글로벌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공개한 EU 차기 집행위원단에서 전기차 정책 관련 위원회 수장으로 '탄소 감축' 및 '그린 산업 확대'에 긍정적인 인사들이 내정됐다.

우선 EU 2인자로 평가를 받는 녹색 전환 및 경쟁 분야 총괄 수석 부집행위원장에 테레사리베라 스페인 부총리 겸 친환경전환부 장관이 뽑혔다. 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전기차 역할을 강조하는 인사가 기후·넷제로·녹색성장, 에너지 및 주거 등 2개 위원회의 수장으로 내정됐다.

이에 앞으로 EU의 탄소 규제 완화에 대한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탄소 감축을 목표로 예외 사항을 추가하거나 규제 준수를 독려하는 지원책 등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예측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 규제에 훼손이 없다는 가정하에 유럽의 전기차 판매가 올해 0.5% 역성장에서 내년 16.0%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유럽은 미국보다 월등히 큰 시장으로, 국내 배터리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시장 전체가 재(再)성장세로 전환되기 위한 정책 시그널"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OEM의 캐즘 극복을 위한 노력도 주목된다.

포드는 전기차 보급의 걸림돌로 여겨지던 충전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기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무료로 레벨 2 충전기와 설치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상은 이달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자사 전기차를 구매하거나 임대하는 모든 고객이다.

제너럴모터스(GM)도 미국 전역의 쉐보레 대리점 직원 7천여명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교육 내용은 ▷GM 전기차의 에너지 회수 기술 ▷내연기관 대비 우수한 장기 소유 비용 ▷1회 충전 주행거리 등으로 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독일 전기차 시장이 2월 이후 첫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올해 들어 부진하던 유럽 전기차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긍정적 요인이 더해져 업황이 반등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