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혁신도시 10년] 규제 혁신 바람 부는 대구혁신도시…산·학·연 생태계 구축 사업도 착착

입력 2024-10-09 18:30:00 수정 2024-10-09 19:02:36

전국 최고 분양 면적 대비 산·학·연 클러스터 입주율

대구 동구에서 바라본 대구혁신도시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동구에서 바라본 대구혁신도시 전경. 매일신문 DB

각종 규제 완화와 산·학·연 협력 생태계 구축 사업이 추진되는 등 대구혁신도시 발전에 훈풍이 불고 있다. 대구혁신도시는 이미 2023년 말 기준 전국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 분양 면적 대비 평균 입주율(50.1%)을 압도하며 81.9%를 달성해 전국 1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앞으로의 변화가 더욱 기대된다.

지난해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 시설 입지 기준이 개정(매일신문 4월 16일 보도)되면서 최근 덴티스가 기숙사를 설립, 청년들이 살고 있다. 혁신도시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히던 혁신도시 내 양도가격 무기한 제한 규제(매일신문 2022년 6월 9일 보도)도 완화하면서 기업들도 활력을 되찾는 분위기다. 아울러 경북대가 클로컬대학 30에 선정되면서 BIT융합캠퍼스 등 BIT융합혁신허브 조성 사업이 사실상 시작돼 앞으로의 변화가 더욱 주목된다.

㈜덴티스 기숙사. 대구시 제공
㈜덴티스 기숙사. 대구시 제공

◆각종 규제 혁신 부는 대구혁신도시

지난 4월 대구혁신도시에 있는 ㈜덴티스 기숙사가 운영에 들어갔다. 대구발 규제 완화로 인해 혁신도시 내 기업이 직원 복지용 기숙사를 짓지 못한다는 규제를 완화한 뒤 지어진 터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특히 도심 외곽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혁신도시 기업의 젊은 직원들에게 근무처 인근 숙소를 제공할 수 있게 돼 대구혁신도시뿐만 아니라 전국 혁신도시 정주 여건 개선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3월 대구혁신도시 입주 승인 신청을 하며 기숙사 건립을 함께 추진하던 덴티스는 과도한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당시 국토교통부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 지구단위계획 관리 기준에 따르면 산·학·연 클러스터 부지 내 기숙사 건립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 내 공장 입주는 가능해도 공동주택에 해당하는 기숙사는 지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접한 대구시는 같은 달 국토부에 혁신도시 지구단위계획 관리기준에 따라 공장부속 시설인 기숙사 건립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며 규제 개선을 요청했다.

대구시는 복지 차원의 기숙사를 단순한 공동주택이라는 시선에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3월 첫 입주 신청을 받은 덴티스 기숙사는 총 2개층(1층 6개 호실, 2층 6개 호실)에 연면적 4만9천736㎡ 규모로 조성했다. 현재 24명의 청년들이 살고 있으며 이곳은 2인 1실로 운영 중이다. 세탁실과 다용도실(주방)도 마련돼 있다.

대구시는 청년인구 감소로 인한 인재 채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혁신도시에 외부 인재들의 복지시설인 기숙사를 제공함으로써 기업 유치 및 기업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덴티스 관계자는 "현재 장거리 청년 근로자들이 입주해 거주 중"이라며 "입주한 근로자들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8월 열린 국무회의에서 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 양도 가격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도 의결됐다. 산·학·연 클러스터 내 건물을 지은 뒤 사용 승인일 7년 이후 양도 가격 제한 없이 주변 시세에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김규수 대구혁신도시 의료R&D지구 기업협의회장은 "다양한 규제 완화에 힘입어 입주 초기보다 긍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로 발전할 혁신도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홍창식 첨복단지 입주기업협의회장은 "혁신도시가 각종 규제 완화로 인해 많이 활력을 찾는 중"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규제 혁신을 통한 업종, 품목 다양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와 지자체 등의 관심이 지역 혁신도시를 활성화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BIT 융합허브 계획안. 대구시 제공
BIT 융합허브 계획안. 대구시 제공

◆경북대 글로컬30 선정 등 BIT 융합캠퍼스 품은 BIT융합혁신허브 조성

대구시는 대구혁신도시를 '보스톤 켄달스퀘어'와 비슷한 의료바이오클러스터로 구축하겠다며 BIT융합혁신허브 조성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BIT융합혁신허브는 생명공학(BT)과 정보통신(IT) 기술을 접목한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조성하는 공간이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바이오클러스터 중심 첨단산업 글로벌클러스터 육성 방안에 따라 세운 대구시 전략이다.

BIT혁신허브 조성 사업은 오는 2025부터 2029년까지 혁신도시 첨복단지에서 추진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지난 3월 이곳에 바이오·의료 분야 인력양성 및 스타트업 육성 등을 위해 470억원(국비 235억원, 시비 235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1만2천㎡(지하 3층, 지상 9층) 규모의 혁신 공간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우선 경북대가 대구혁신도시에 구축하는 BIT융합캠퍼스가 새로운 바람을 불어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대는 윤석열 정부의 교육부가 추진하는 글로컬 30에 선정되면서 기존 캠퍼스의 다양한 시설과 장비를 지역 대학 및 기관과 공유하는 개방형 캠퍼스를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경북대에 따르면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를 기반으로 BIT 융합 분야 학과를 신설해 의사과학자 양성 등 전문인력을 키워낼 예정이다. 또 재직자 중심의 실무 대학원을 신설하고 현장 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학 연계 활동도 빼놓지 않는다. 산학 공동 개발과 사업화 촉진을 위한 오픈랩 및 협업팩토리를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구시는 메디스타트업 존을 조성해 창업·정주환경을 개선하고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첨단의료복합단지 특별법 관리기본계획 개정으로 입지 규제를 완화해 창업보육공간, 대학, 스타트업, 사업지원서비스(법률, 회계 등) 등이 밀접 배치된 'MEDI 스타트업 존'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또 상업·지원 시설과 기숙사 등을 함께 조성해 정주 여건 개선에도 힘쓴다.

2025년까지 30개 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입주공간과 메이커스페이스, 시제품제작실, 공용회의실, 제품촬영실 등을 갖춘 메디밸리 창업지원센터를 구축하고 지역 내 유망 스타트업의 발굴·성장·도약 전주기에 대한 체계적 지원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밖에 사업화 촉진을 위한 시제품 실증사업과 네트워킹 조성, 투자 지원에도 힘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의료기술시험연수원을 시제품 테스트베드 허브 및 판로확보 지원공간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역량 강화를 위한 '리더스 포럼', 글로벌 진출을 위한 '페스타', 기업 간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워크' 등 입주 기업 수요를 반영한 케이메디허브 네트워킹 시리즈도 구성해 운영할 방침이다.

정선애 대구시 광역협력담당관은 "대구시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규제혁신과 산·학·연 협력강화를 통해 혁신도시가 지역 산업발전을 선도하는 신성장거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