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3건 국회서 부결…與 이탈표 발생

尹대통령 거부권 행사 3건 재표결해 모두 부결…3분의2 찬성 가결 요건 못 넘어
與 당론으로 반대 결정 '검건희 특검법''채상병 특검법' 2표 이상 이탈표 나와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개정안'이 부결된 직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모여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김여사특검법'의 경우 반대가 104표에 그치면서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많게는 4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

4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로 국회로 돌아온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이용활성화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이 부결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는 4일 본회의에 상정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재표결 결과 3건 법안 모두 부결됐다. 이에 각 법안은 자동 폐기됐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당론으로 부결시키기로 했으나, 이탈표가 각각 4표씩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이날 부결된 각 특검법안을 11월에 다시 발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부결된 법안 3건은 19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본회의를 열어 강행 처리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온 법안이다.

대통령 재의요구로 국회에 돌아온 법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되려면 재적의원(300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한다. 200표 이상이 나와야 가결되는 조건으로, 국민의힘 108석 가운데 8표 이상 이탈표가 나와야 한다. 재표결은 무기명으로 진행된다. 김건희 특검법은 지난 1월에 이어 두번째, 채상병 특검법은 세번째 재의 절차를 밟았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은 총 300표 가운데 찬성 194표, 반대 104표, 기권 1표, 무효1 표였다. 국민의힘(108석)에서 반대 2표 혹은 4표(기권 1표, 무효 1표 포함)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에 더해, 명품가방 수수와 22대 총선 개입 의혹 등 8개 항목에 대해 독립적 지위를 갖는 특별검사를 임명, 각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한다는 게 골자다.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 건)은 총 300표 가운데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2표였다. 국민의힘(108석)에서 반대표 2표를 포함해 최소 4표(무효 2표 포함)의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들이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세 번째 재표결에서 부결되자 무거운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채상병 특검법은 2023년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자 수색작전 중 해병대원이 순직한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국방부 등 고위 관계자의 수사 방해, 수사 관련자에 대한 구명 청탁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재의의 건)은 총 300표 가운데 찬성 197표, 반대 111표, 무효 2표였다. 지역화폐법은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재정 지원을 의무화하고, 상품권을 활성화하는 각종 방안들을 담았다.

박성재 법무부장관은 표결에 앞서 '검건희 여사 특별법' 등에 대한 재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면서 "앞서 재의된 바 있으나, 정부가 지적한 법안의 위헌성이 해소되지 않고 가중됐다"며 "특별검사 임명 방식이 헌법상 권력 분립 원칙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역화폐법에 대해 "법률안이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걸로 판단되고, 법 시행에 따른 부작용도 예상된다"며 "자치사무인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운영에 국가가 부담하도록 강제해 지자체 자치권을 침해하고, 자치사무에 대해 지차체가 재정 부담을 한다는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해 권력분립 원칙에 침해될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특별·광역지자체 등 수요가 많은 지자체에 더 많은 지원이 이뤄질 수 있어 지자체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했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 개정안'에 대한 재표결 결과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전달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4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로 국회로 돌아온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이용활성화법)' 등에 대한 재의 요구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