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닭 여인'으로 유명했던 낸시 루스(Nancy Ruce)는 닭에 진심이었다. 반려닭 '에이다 퀴티(Ada Queetie)' '뷰티 린나(Beauty Linna)' 등을 키우며 헌시(獻詩)도 썼다. 1858~1859년 닭들이 죽자 비석을 세울 정도였다. 아이비리그 브라운대 도서관에 작품 일부가 있다고 한다. 반려닭과 찍은 사진과 시집을 판매용으로 내놓기도 했다. 현재도 플라스틱 닭 인형으로 둘러싸인 그의 묘지는 지역 관광 명소라고 한다.
지도자의 반려동물 사랑은 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일본 에도막부의 도쿠가와 츠나요시(徳川綱吉)는 개와 고양이를 묶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모자라 살생을 금하는 '생류연민령(生類憐憫令)'을 1687년 반포했다. 죽은 개를 장례 치르는 것도 법제화했으니 '이누쇼군(犬將軍)'이라는 별칭이 적확(的確)했다.
미국 백악관에는 특이한 동물을 반려동물로 둔 이들이 있었다. 제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는 '레베카'라는 이름의 라쿤과 함께했다. 1926년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에 초대해 달라던 지지자가 대통령 가족에게 선물한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쿨리지는 정치적 입지나 결단보다 동물과 관련한 또 하나의 용어인 '쿨리지 효과'로도 이름을 알렸다. 뒤를 이은 허버트 후버 대통령도 '빌리 포섬'이라는 야생주머니쥐를 반려동물로 뒀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 라쿤, 미어캣 등 해외에서 온 야생동물들이 유기(遺棄)된 채 발견된다고 한다. 지난해 말 동물원이 아닌 시설에서 야생동물 전시를 금지하는, 소위 '라쿤카페 금지법'이 시행된 뒤 나타난 부작용으로 풀이된다. 때를 같이해 지난주 '애완동물 보유세 도입 검토'라는 설익은 뉴스가 등장하면서 논쟁의 중심에 섰다. 정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음에도 찬성 의견이 비등(沸騰)했던 배경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다 중도 포기하는 이들이 적잖은 탓도 컸다.
양육에 소홀한 부모에게 세금 부담을 늘리자는 논의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아동의 심리적 불안과 사회적 불안은 비례하기 마련이다. 응당한 본능에 가까워 보이는 양육이 세금을 강제한다고 안착될지 불투명하다. 무책임하게 파양(罷養)하거나, 낳기만 하고 뒤를 감당하지 않으려는 부모도 있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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