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원 사진전 '스카이블루 메모리즈 인 타임(Skyblue Memories in Time)'
8월 9일부터 30일까지 아트스페이스 루모스
생텍쥐베리의 소설 '어린왕자' 속 바오밥나무는 어린왕자가 사는 소행성 전체를 칭칭 감을만큼 거대한 나무로 묘사된다.
"얼마나 깊고 크게 자라는 나무일까?", '실제로는 어떻게 생겼을까?" 정혜원 사진가는 어린 시절 꿈에 그리던 바오밥나무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환상을 안고, 2015년 우연한 기회에 마다가스카르로 향했다.
"모론다바 지역에서 어마어마한 높이의 바오밥나무를 만난 순간, 상상만 해오던 것이 눈앞에 펼쳐진 데 대한 감동이 밀려왔어요. 3천년을 살아온 이 나무가 마치 지금까지 나를 만나려고 기다린 것 같았죠. 한 30분 간은 촬영도 하지 못한 채, 카메라를 내려놓고 온전히 나무에 기대서 교감했어요."
첫 방문 이후 그의 마음은 들끓기 시작했다. 신비로운 자연환경뿐 아니라 오염되지 않은 순수한 마음으로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더 마음이 갔다. 그들의 삶과 그 속에 드리워진 인류애의 모습들을 포착하고자 시작된 마다가스카르 작업은 모론다바를 거쳐 칭기, 피아란초아, 툴리아르 지역까지 8년 가까이 이어졌다.
하지만 작업 초기, 원주민들에게 작가는 낯선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교감이 중요한 작업을 위해 그는 '관계는 나로부터 달라진다'는 말을 되뇌었다.
그는 "각자의 삶에 진실한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고 싶었기에, 카메라보다 사람을 우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진심을 다해서 그들을 대했고 마침내 마음이 통하니, 희노애락을 가감 없이 편안하게 보여줬다. 표정이나 포즈를 주문하지 않았고, 왜곡 없이 일상의 모습을 그대로 담으려 했다"고 말했다.
"저 젊은 벽돌공 사진 좀 보세요. 자급자족하는 그곳에서는 땅을 파서 진흙을 굳히고 구워서 벽돌을 직접 만들어요. 가장의 역할을 다하려고, 온몸에 진흙을 묻혀가면서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저 눈빛에서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느꼈어요."
그의 말처럼 작품 속 인물들의 순수하고 밝은 표정에서는 희망이 느껴진다. 식민시대를 거치고 전쟁으로 불안정한 상황을 겪었으며, 세계 최하위권 빈민국이라는 열악한 환경임에도 삶에 순응하며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은 그에게 큰 감동을 줬다.
작가는 자신이 직접 목격한 그들의 희망이 관람객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전시 제목을 '시간 속 푸른 기억'으로 지은 이유도, 마다가스카르에서 푸른색이 희망을 뜻하기 때문이예요.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제 작품 속의 희망이 전달됐으면 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분들이 현대사회에서 잃어버린 소통과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고,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 053-766-3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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