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종합대 출신이 본 北김정은 수해 현장 '보트 시찰' [영상]

입력 2024-08-06 11:16:54 수정 2024-08-06 17:54:15

구명 조끼 없이 '보트 시찰' 나선 김정은…"민심 이반 막으려는 의도"
"비 똑같이 내린 中 단둥시 물난리 크게 안나…신의주 피해와 비교돼"

북한이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수해지역들 복구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회의에 앞서 침수지역을 돌아보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수해지역들 복구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회의에 앞서 침수지역을 돌아보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60년 만에 온 가장 큰 폭우로 압록강이 범람하면서 평양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에서 5천여명의 주민이 침수피해로 고립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29일부터 이틀 동안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고무 보트를 탄 채 신의주시 침수 지역을 시찰했다. 이를 두고 김일성종합대 출신 김금혁(33) 전 국가보훈부장관 정책보좌관은 "위험을 무릅쓰고 피해 현장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연출해 민심 이반을 막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 전 보좌관은 6일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에 출연해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6년 두만강에서 큰 물난리가 나 약300명 정도가 실종되거나 사망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김정은 (위원장)이 수해 지역에 직접 진두지휘하는 등 이렇게까지 다급하게 나서지 않았다"며 "이번 폭우로 북한 주민 약 1천명 정도 실종되거나 사망했고, 4천 가구가 침수됐다고 하지만 훨씬 더 많은 가구가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금혁 전 국가보훈부장관 정책보좌관. 출처: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
김금혁 전 국가보훈부장관 정책보좌관. 출처: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

김 전 보좌관은 "북한은 다 단층 집들이라 한 번 (물에) 잠기면 더 이상 복구가 불가능하다보니 민심이 크게 이반된다"며 "여기에 신의주에 사는 사람들은 마주보고 있는 지역인 중국 량닝성 단둥시는 똑같이 비가 내렸는데 치수가 워낙 잘 돼 있어 물난리 피해가 크지 않았는데 그런 점이 (신의주 수해 피해와) 비교가 되지 않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수해로 이반된 민심을 김정은 우상화로 돌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김 전 보좌관은 북한이 당장 러시아의 수해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북한이 애써 괜찮은 척 표정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 지원을 바로 받게 되면 그만큼 북한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라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가 되기 때문"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 수해 현장에 가 복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대대적으로 나와야 '재난 리더십'에 타격이 없다"고 했다.

북한이 남측 언론의 인명피해 추산 보도를 비난한 배경에 대해서는 "북한 조선중앙TV에서는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해 피해 규모를 상당히 줄여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보다 정확한 천명 이상의 실종 또는 사망 정보를 남한이 보도한 것"이라며 "북한 정부 입장에선 큰 스트레스 였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 언론이 일단 보도를 하게 되면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노동자들, 북한 외교 인력, 외화벌이꾼들은 다 사실을 알게 된다"이라고 했다.

북한이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수해지역들 복구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사진은 폭우로 침수된 평안북도 신의주시. 2024.7.31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수해지역들 복구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사진은 폭우로 침수된 평안북도 신의주시. 2024.7.31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앞서 김 위원장이 지난달 29일부터 폭우로 침수된 평안북도 신의주시를 찾아 구명조끼도 없이 보트를 탄 채 시찰하는 모습은 국내외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김 위원장이 탄 보트는 이미 강처럼 변해버린 도로를 가로질렀는데, 물살 때문에 보트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 여러 차례 전파를 탔다. 물에 빠질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보트 가장자리에 올라타 근심스러운 표정을 짓는 모습의 사진과 영상도 쏟아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폭우로 신의주시와 의주군에 4천100여세대와 농경지 3천정보(약 2975만㎡·900만평)를 비롯해 공공건물, 시설물, 도로 등이 침수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명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홍수 피해로 인명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며 "4천100세대를 4인 가족 기준으로 하면 1만6천명인데 최소 수백명에서 수천명까지 실종 또는 사망자가 나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수해지역들 복구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회의에 앞서 침수지역을 돌아보고 있다. 2024.7.31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수해지역들 복구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회의에 앞서 침수지역을 돌아보고 있다. 2024.7.31 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