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대구경북 혁신기업] 정재훈 에이시스테크놀로지 대표

입력 2024-07-31 15:13:12 수정 2024-08-01 05:21:45

"전극장비 분야 세계 최고 기업 될래요"
제조기술 전문가들 역량 기반…전극공정 설비 특화 기술 보유

대구 국가산업단지 내 에이시스테크놀로지 본사. 정재훈 대표가 전극공정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우태기자
대구 국가산업단지 내 에이시스테크놀로지 본사. 정재훈 대표가 전극공정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우태기자

전기차 수요 둔화로 2차전지 업계가 조정 국면을 맞은 가운데 배터리 기업들은 기술 고도화를 통해 성능과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공정 효율성을 높이는 2차전지 장비는 산업 발전의 핵심으로 꼽힌다. 대구 기업인 에이시스테크놀로지는 제조기술 전문가들의 역량을 기반으로 첨단 장비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 배터리 장비 기술 선도

에이시스테크놀로지는 배터리 생산 공정 가운데 가장 난이도가 높다고 평가되는 전극공정 설비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정재훈 에이시스테크놀로지 대표는 "리튬이온전지는 양극과 음극, 분리막, 전해질로 구성된다. 완성품을 생산하는 데 크게 4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전극 제조 공정의 경우 교반, 도포 및 건조, 압착, 절단 등 세심한 기술을 요구한다. 현재 관련 장비를 개발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2차전지 장비에 집중한 것은 아니었다. 공정 자동화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면서 기회를 맞았다. 정 대표는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고민이 많았다. 기존 시장은 이미 경쟁자가 너무 많았던 시점이었다"며 "공작기계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고, 반도체 장비는 벌써 50년 정도 됐다. 시간이 오래된 만큼 기술의 완성도가 높고 진입 장벽도 견고하다. 하지만 배터리 장비의 경우 아직 시작하는 단계였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한 정 대표는 "공학을 전공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의견 교환을 많이 했다. 배터리 장비를 처음 접했을 때 개선해야 할 부분이 보였다.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에이시스테크놀로지는 미국의 완성차 기업의 연구개발 과제를 수주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차세대 배터리를 양산하는 데 필요한 장비를 개발했고 최종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다. 연구개발을 통해 상생발전을 도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역 배터리 산업 생태계 기여

현재 전기차 시장이 정체를 맞으면서 배터리 업계도 다소 주춤한 상황이지만 중장기 전망은 밝다고 진단했다. 정 대표는 "초창기 보급에 속도를 높였던 보조금 축소도 있고, 새로운 기술에 거부감이 없는 '얼리어답터' 등 주요 수요 고객층이 전기차 구매를 완료하면서 성장세가 한 풀 꺾인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 전기차 대중화는 결국 배터리 성능이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짧은 충전에도 더 많은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 속도 조절이 있더라도 설비는 계속해서 늘어갈 것이고 장비 기업도 동반 성장의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했다.

에이스시테크놀로지는 지역인재 채용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에 조성된 2차전지 산업 생태계에 일조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채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 강소기업으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고 이에 맞는 대우를 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대구는 2차전지 소재부터 재활용까지 여러 공정에 걸쳐 수많은 기업들이 모여 있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 대표는 "전극장비 분야에서는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 기술적인 장벽을 뛰어넘어 선도기업으로 우뚝 서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