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개봉한 손석구 주연의 '밤낚시'는 상영 시간 10분 안팎의 짤막한 영화를 정식으로 극장에서 상영한 국내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밤낚시'를 보러 극장을 찾은 관객은 5명 중 1명꼴로 이 작품과 함께 다른 영화도 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멀티플렉스 CGV에 따르면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상영된 '밤낚시'의 관객은 모두 4만5천명으로 집계됐다. '밤낚시'는 CGV의 전국 15개 영화관에서 상영됐고, 티켓 가격은 1천원이었다.
CGV는 당초 이 영화를 주말인 지난달 14∼16일과 21∼23일만 상영할 계획이었지만, 관객의 호응에 따라 상영 기간을 몇 차례 연장했다. 극장가에선 '밤낚시'가 일단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밤낚시'는 티켓 가격이 워낙 낮아 그 자체의 매출 규모보다는 극장 상영 중인 다른 영화에 미칠 파급 효과가 얼마나 될지에 관심이 쏠렸다.
'밤낚시'를 관람하러 극장을 찾은 관객이 다른 영화도 보거나, 다른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간 관객이 남는 시간에 '밤낚시'를 보면서 극장이 전반적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됐다.
'밤낚시'는 이런 기대를 어느 정도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CGV 자체 분석 결과를 보면 '밤낚시'를 관람하면서 한 편 이상의 다른 영화를 함께 본 관객의 비율은 19%로 파악됐다. '밤낚시'의 관객 5명 중 1명꼴로 다른 영화도 봤다는 얘기다.
CGV 관계자는 "'밤낚시' 관람이 다른 영화의 추가 관람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밤낚시'에 배정된 상영관 전체 좌석 수에 대한 관객 수의 비율을 가리키는 좌석 판매율도 28%로, 평균 10%대인 일반 영화보다 높았다. '밤낚시' 개봉 초기에는 60%에 가까운 좌석 판매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13분짜리 단편영화인 '밤낚시'의 흥행은 이른바 '숏폼 콘텐츠'의 극장 상영을 활성화하는 계기도 될 전망이다.
CGV 관계자는 "'밤낚시' 상영은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성이 높은 숏폼 콘텐츠에 대한 관객의 호응도를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며 "앞으로도 짧은 상영 시간에 낮은 가격의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밤낚시'는 전기차를 몰고 다니는 정체불명의 남자(손석구 분)가 어두운 밤 충전소에서 겪는 기이한 사건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손석구는 강렬하면서도 실감 나는 액션 연기를 펼친다. 단편 '세이프'(2013)로 제66회 칸국제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 황금종려상을 받은 문병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손석구가 설립한 제작사 스태넘과 현대차가 공동 제작한 '밤낚시'는 전기차에 탑재한 7개의 고정 카메라로 촬영해 '자동차의 시점을 따른 영화'로 불리기도 했다.
전체 관객 중 여성 비율이 52%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체 관람가 등급인 '밤낚시'의 관객 연령대는 30대(34%), 20대(24%), 40대(22%), 50대(17%), 10대(4%)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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