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복 트렌드는 '집보신'…홈보양족 겨냥
이열치열 vs 이열치냉…외식업계, '냉온' 경쟁
초복을 앞두고 대구 중구의 한 유명 삼계탕집을 찾은 A씨는 지난해보다 1천원가량 오른 삼계탕 가격에 깜짝 놀랐다. 이곳의 기본 삼계탕 가격은 1만7천원. 여기에 송이, 능이, 전복 등 보양 식품으로 유명한 품목을 더하면 2만5천원이 훌쩍 넘기 때문이었다.
외식 물가가 매해 상승하면서 대표적인 외식 품목인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1만7천원에 육박하는 등 외식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기준 삼계탕 1인분의 평균 가격은 1만6천167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평균 가격이었던 1만5천833원에 비해 2.06% 올랐다. 서울과 수도권의 삼계탕 물가 사정은 더 좋지 않다. 서울 기준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은 1만6천885원. 경기도는 1만6천724원 수준이다.
소비자들은 초복이 오자 삼계탕 등 보양식을 준비하거나 찾지만 외식 물가가 높아 고민이 깊다. 밀키트 등 합리적인 가격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보양식으로 수요가 몰리자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초복 마케팅 경쟁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복 트렌드는 '집보신'
부담스러운 외식 물가로 '홈보양족'이 늘어나자 밀키트 등 간편하고 저렴한 가정간편식(HMR) 보양식이 인기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연도별 하절기(6~8월) 간편 보양식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1년 21.1%에서 2022년 30.8%로 크게 올랐다. 2023년에는 28.5%로 전년보다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GS25의 매출 신장률도 크게 뛰었다. GS25가 40여종의 간편 보양식의 매출 신장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380.5% 올랐다. 지난해 2분기 간편 보양식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올해는 기후변화 등으로 더위가 일찍 찾아왔다. 유통업계는 더 빨리,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도 예년보다 약 2주 앞당겨 간편 보양식 신제품을 내놨다. 평소에는 한여름인 7~8월에 판매량이 집중됐겠지만 올해는 특히 4월 중순부터 더위가 시작돼 이르게 보양식을 찾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는 일찍이 간편 보양식을 출시했다. GS25는 지난달 말 간편 보양식 신제품 6종을 내놨다. 신제품은 장어덮밥, 반계탕, 장어 추어탕 등으로 6천500~1만6천900원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CU도 지난 9일과 11일 통민물장어를 활용한 간편 보양식 2종 '통민물장어 정식'과 '통민물장어구이'를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1만원 내외에 구매할 수 있고, 6만5천개 한정 수량으로 판매 중이다.
세븐일레븐도 초복을 앞두고 예년보다 시기를 앞당겨 삼계탕, 수박, 장어구이 등 복날 간편 보양식과 치킨 간편식 등 12종의 상품에 대해 가격할인 및 1+1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초복 당일인 15일까지 '하림 삼계탕진900g' 1+1 행사를 진행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이번 초복 트렌드는 '집보신'"이라며 "업계 내 간편보양식 할인 및 행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산물'보다 '육류'가 인기
초복을 앞두고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전복, 낙지 등 해산물 판매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G마켓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열흘간 여름철 보양식 재료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한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이외에도 돼지고기(121%), 오리고기(13%)를 비롯해 닭고기(5%) 등 다양한 육류 판매량이 신장세를 보였다.
대표 메뉴인 삼계탕이 가장 인기가 좋지만 이색 육류도 떠오르고 있다. 같은 기간 곰탕 조리용의 한우 우족 판매량은 120%, 양고기는 24%, 흑염소 고기는 11% 각각 증가했다.
몸보신 음식으로 다양한 육류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전복 등 대표적인 해산물 보양식품 판매는 주춤하다. 같은 기간 전복 판매량은 35% 감소했고, 장어 32%, 낙지도 9% 각각 감소했다. 그럼에도 추어탕(48%), 해신탕 밀키트(50%) 등 해산물이지만 간편히 조리할 수 있는 식품들은 인기를 끌었다.
보양식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반영해 G마켓과 옥션은 16일까지 흑염소 진액, 갈비탕 등 보양탕 3종, 삼계탕 등을 특가에 판매한다. G마켓은 최저가 도전 상품 위주로 인기 식재료를 엄선하고, 옥션은 구매고객의 후기 등이 반영된 품질 검증 상품을 대거 선보인다
G마켓 관계자는 "전복, 장어 등 해산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육류 위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16일까지 진행하는 초복 프로모션에도 육류와 간편조리식품의 비중을 늘리고, 최저가 수준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말했다.
◆이열치열 VS 이열치냉
유통업계는 뜨겁고 얼큰한 '이열치열' 보양식과 얼음을 동동 띄운 차가운 냉면 등 '이열치냉' 보양식 등 초복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들도 다양하게 내놓으며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종합식품기업 하림은 삼계탕을 면으로 내놨다. 여름철 보양식 대표주자인 삼계탕의 진한 국물에 닭육수로 반죽한 건면을 사용했다는 게 특징이다. '삼계탕면'은 국내산 수삼으로 만든 오일까지 후첨 스프로 넣어 초복용 간편 보양식에 맞게 출시했다는 것이 하림의 설명이다.
동원F&B는 용기째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양반 뚝배기 대파 사골곰탕'을 출시했다. 소 사골을 가마솥 방식으로 12시간 이상 우려낸 국물과 대파 고명이 동봉돼 있어 곰탕 특유 모습과 맛을 높였다.
냉면, 쫄면, 비빔라면 등 차가운 음식을 선호하는 '이열치냉'파를 위한 제품들도 인기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냉면, 쫄면 등 면 제품의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신장했다. 특히 '쫄면류'가 약 34%로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고 대표 메뉴인 '냉면류'도 약 24% 증가했다.
하림은 여름철 별미 보양식으로 꼽히는 초계국수를 밀키트로 구현한 '더미식(The미식) 초계국수'를 선보였다. 더미식만의 비법이 담긴 시원하고 깔끔한 초계국물에 부드러운 닭고기 고명이 들어 있어 별도의 고명 없이도 푸짐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풀무원이 선보인 '회냉면'은 명태회무침이 들어갔다. 특히 함흥식 냉면처럼 쫄깃한 식감을 줄 수 있도록 고구마 전분을 넣어 만든 면이 특징이다. 특제 비법이 담긴 숙성 비빔장도 들어간다.
면·소스 전문기업 면사랑은 여름철 별미 음식인 '콩국수'를 선보였다. 콩가루를 넣어 면발을 반죽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또 콩국물 형태의 제품들과 달리 분말 형태로 만들어 여름철에도 실온 보관이 가능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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