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세론’ 어디까지…당내 최대 지분 보유 TK 선택은?

입력 2024-07-11 18:39:10 수정 2024-07-11 20:09:59

韓 지지 당원 상당히 많지만 尹과 갈등에 선뜻 표는 못 줘
총선 참패 책임 여전히 발목…‘읽씹’ 논란도 떨치기 어려워
1차 투표서 과반 실패 시 결선 결과 안갯속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선출을 위한 7·23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하루 앞둔 11일 연설회 개최 장소인 대구 엑스코에 각 후보들의 지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선출을 위한 7·23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를 하루 앞둔 11일 연설회 개최 장소인 대구 엑스코에 각 후보들의 지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국민의힘 나경원(왼쪽부터), 원희룡, 한동훈, 윤상현 당 대표 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2차 당 대표 후보 방송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왼쪽부터), 원희룡, 한동훈, 윤상현 당 대표 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2차 당 대표 후보 방송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후보가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구도를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혹은 비한(비한동훈) 후보들이 반전을 끌어낼 수 있을지를 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내 최대 지분을 보유한 대구경북(TK) 당심을 누가 얻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지역 정치권의 분석도 팽팽하게 갈리는 등 판세가 안갯속을 걷고 있다.

11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후보가 첫 투표에서 선두를 차지할 것이라는 데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후보가 선두를 달리는 것처럼 TK 지역 당원들의 지지 역시 한동훈 후보를 향하는 모습이 체감된다는 이유에서다.

TK 한 의원실 관계자는 "전당대회 선거전 초반 후보들이 앞다퉈 TK를 찾았고 당협 사무실을 방문해 인사를 했는데 한동훈 후보 일정엔 당원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면서 "다른 후보들 방문 때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TK 모 의원은 "한동훈 후보 외에는 당 대표 자격이 없다고 여기는 당원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연락도 많이 온다"며 "단순 지지를 넘어 팬심에 가까운 당원들도 적잖다"며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한 후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일관된 관측이다. 다른 TK 의원은 "'김건희 문자 파문' 등을 볼 때 한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건 기정사실이 된 게 아니냐"면서 "탄핵 트라우마를 가진 TK 당원들은 '배신자 한동훈'에게 선뜻 표를 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패배의 책임론에서도 한 후보는 자유롭지 않은 여건이다. 특히 김건희 여사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과 의향을 밝힌 점을 소위 '읽씹'한 것은 부적절한 정무적 판단이었다는 지적이 적잖다.

정치 초보였던 한 후보의 약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만큼 거대 야당을 상대할 집권여당의 당 대표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도 뒤따른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전대 국면에서 기억에 남는 건 '김건희 문자'밖에 없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건 누군가의 공작이 있었느냐 여부를 차지하고서라도 총선을 총괄했던 한 후보가 충분한 시간을 갖지 않고 출마를 결정한 원죄 탓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당이 궤멸에 가까운 총선 참패를 당했음에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점에 대한 반감도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읽씹' 논란이 한 후보 핵심 지지층의 결집을 낳았을 수는 있지만 추가 확장은 막은 게 아니냐"면서 "'어대한'이 흔들려 한 후보가 1차 투표에서 선두를 하더라도 과반 획득에 실패해 결선 투표를 치를 경우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번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거는 당원 대상 투표(모바일·ARS, 19~20일) 80%와 국민여론조사(7월 21~22일) 20%를 합해 특정 후보가 과반(50%)을 기록하지 않으면, 1위 득표 후보와 2위 득표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결선 투표는 1차 투표와 동일한 방식으로 모바일(26일)·ARS(27일), 국민여론조사(27일) 결과를 합산해 결론을 낸다. 1차 투표 이후 나경원·원희룡·윤상현 등 비한 후보들의 지지가 결집한다면 2위 득표 후보가 극적인 승부를 보여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TK 원내 의원들 다수가 친윤(친윤석열계)으로 알려진 원희룡 후보를 지원하는 등 비한의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협 차원의 조직력이 발휘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한 후보가 차기 총선 공천권을 좌우할 미래 권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원내 의원들도 몸을 사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