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당대회 상호 비방전으로 가열…韓 vs 元·羅·尹 격돌

입력 2024-07-01 17:52:15 수정 2024-07-02 08:05:32

원희룡·나경원·윤상현, 윤 대통령과 관계 두고 한동훈 향해 맹공
한동훈, "공포마케팅은 뺄셈과 자해의 정치" 맞받아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TV에 출연하기 위해 사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TV에 출연하기 위해 사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 핵무장 3원칙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차기 당권 주자들 간 상호 비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는 차기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동훈 후보를 향한 공세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 간 '틈'을 파고들고 있다.

한 후보도 이들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적극적인 방어전을 벌이고 있다.

원희룡 후보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후보 측이 연일 위험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배신하지 않을 대상은 국민뿐'이라는 말은 뒤집어 말하면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배신, 당에 대한 배신은 별 거 아니라는 것으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원 후보는 국민의힘 당헌 제8조 '당과 대통령의 관계' 부분을 캡처한 이미지를 페이스북에 게시한 뒤 '대통령과 함께 국민에게 책임을 진다', '긴밀한 협조관계' 등 문구에 밑줄을 그어 강조하기도 했다.

나경원 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 대표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중요한 요건 중 하나가 대통령과의 신뢰"라며 "(한 후보는) 그런 신뢰 관계가 파탄 났다고 보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저희가 우려하는 것"이라고 공세를 벌였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일 김영환 충북지사와 면담하기 위해 충북도청을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일 김영환 충북지사와 면담하기 위해 충북도청을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윤상현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정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윤상현 의원이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정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상현 후보도 공세에 동참했다. 윤 후보는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한 후보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져 있는 상태로 보인다"며 "대통령실에서 나온 '절윤'이라는 표현은 어마어마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관계가 단절됐다, 끝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후보도 세 후보의 공세에 지지 않았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떠났던 지지자들을 다시 모셔오는 축제의 장이어야 한다"며 "일부 후보들은 '공포마케팅'에 여념이 없다. 공포마케팅은 구태이자 가스라이팅이고 확장은 커녕 있던 지지자들도 쫓아내는 뺄셈과 자해의 정치"라고 일갈했다.

한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동훈 후보는 민주당원입니까?'라는 글을 올린 원 후보를 향해 "원 후보께서 2018년 무소속으로 탈당하신 상태에서 제주지사에 나오셨고 '민주당으로 갈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꼬집었다.

나 후보를 향해서는 지난 3·8 전당대회 당시 '연판장 사태'를 겨냥해 "나 대표는 그때 일종의 학폭 피해자셨는데 지금은 가해자 쪽에 서고 계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가 비방전으로 흐르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용구 당 윤리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상호 비판은 할 수 있어도 비방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