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인플레이션 완화에도 6만 달러 아래로 급락

입력 2024-06-29 10:40:54 수정 2024-06-29 10:48:07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의 가상화폐 시세 전광판.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의 가상화폐 시세 전광판. 연합뉴스

가상화폐 시장에서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지표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28일, 미국의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14% 떨어진 6만222달러로 거래되었다. 이는 지난 25일 이후 처음으로 6만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에 그치면서 인플레이션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통화정책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주요 지표로 삼는 기준 중 하나로, 이날 발표된 지표는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나, 비트코인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 중 하나는 일본의 마운트곡스가 보유한 대규모 비트코인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우려다. 마운트곡스는 2014년 해킹으로 도난당한 자산을 고객들에게 상환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이는 약 14만 개에 달한다. 현재 유통되는 비트코인 1천970만 개 중 약 0.7%에 해당하는 이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나오면 가격 변동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 달러화의 강세도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일반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때 가상화폐의 가치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이날 달러화 지수(DXY)는 106 안팎에서 움직이며,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가상화폐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2.36% 하락했으며, 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위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 신청을 했다는 소식에 급등했던 솔라나는 6.45% 급락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 완화 지표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시장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마운트곡스의 비트코인 상환 계획과 달러화 강세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