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ATM 철거 속도… 주민들은 "제발 남겨 주세요"

입력 2024-06-27 18:30:00 수정 2024-06-28 07:10:37

6개 은행 ATM 운영 대수 2만3천215대→2만1천987대
iM뱅크, 올해도 점포 운영 효율화 추진, ATM 대수 조정
"시니어 특화점포·찾아가는 이동점포 등으로 운영 다양화"

지난달 iM뱅크(대구은행)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중심 점포인 수목원디지털셀프점 철수를 결정하고, 해당 점포에 철수 예정 안내문을 게시했다. 정은빈 기자
지난달 iM뱅크(대구은행)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중심 점포인 수목원디지털셀프점 철수를 결정하고, 해당 점포에 철수 예정 안내문을 게시했다. 정은빈 기자

"없어지면 안 됩니다. 존치를 부탁드립니다."

대구 달서구 대곡동 iM뱅크(대구은행) 수목원디지털셀프점에 붙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코너 철수 예정' 안내문에 적힌 메모다.

은행 ATM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은행들은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오프라인 영업을 축소하는 추세다. ATM을 꾸준히 이용해 온 주민들은 볼멘소리를 낸다. 대구 지역에서도 ATM 감소로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iM뱅크와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6개 은행이 운영하는 ATM 수는 지난 2021년 12월 말 2만4천984개에서 2022년 2만3천215개, 지난해 2만1천987개로 급감했다. iM뱅크 ATM 운영 대수는 이 기간 1천429개에서 1천301개, 1천208개로 줄었다.

iM뱅크는 올해도 '점포 운영 효율화 방안'에 따라 ATM 등 자동화기기 수를 조정하고 있다. 최근에는 ATM 중심으로 운영하는 무인점포 철수를 결정했다. iM뱅크는 지난달 수목원디지털셀프점 철수를 결정하고, 해당 점포에 철수 예정 안내문을 게시했다.

오는 9월 해당 점포에 대한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두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다. iM뱅크 관계자는 "임대료, 관리비 등 해당 점포 운영으로 인한 적자가 연간 6천만원에 이른다. 도저히 운영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점포를 이용해 온 주민들은 ATM 유지를 호소하고 있다. 수목원디지털셀프점 안내문에는 "연세 드신 분도 많으십니다. 주민 편의 좀 봐주세요", "학생도 애용하고 있어요. 계속 있어주세요", "꼭 있어야 됩니다. 부탁합니다", "한 개라도 남겨주세요" 등의 메모가 달렸다.

iM뱅크는 당초 5월 중순으로 예정한 점포 철수를 연기하고, 대체지를 물색하고 있다. 해당 점포와 약 200m 거리에 있는 아파트 상가에 ATM을 설치하기 위해 아파트 측과 협의 중이다. 이 점포에서 340m 떨어진 지점 등에서도 ATM을 운영 중인 만큼 점포 철수로 인한 불편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iM뱅크 관계자는 "단순히 오프라인 점포와 ATM을 줄이는 게 아니라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니어 특화점포, 영업시간 연장 특화점포 등으로 형태를 다양화하고 있다. 금융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찾아가는 이동점포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 최근 3년간 iM뱅크 ATM 운영 대수

2021년 1천429개

2022년 1천301개

2023년 1천208개

자료 :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