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카이 지음/ 오현중·정카이 옮김/ 서희정 감수/ 예문서원 펴냄
노자(老子), 장자(莊子)를 대표로 하는 도가철학은 세속을 떠나 자연을 벗하며 유유자적하는 은거의 사상으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왕필과 하상공의 주석에서 '노자'를 제왕학(帝王學)으로 읽어내고 '장자'에선 응제왕(應帝王·왕이 천하를 다스리는 법) 등의 주제를 논하고 있는 것을 보면, 실은 도가는 상당히 순수하고 엄격한 정치철학이라고도 할 수 있다.
북경대학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노장과 황로의 사상을 광범위하게 다루면서 좁지만 깊이 있는 논의 방법을 사용해 숨겨진 함의를 밝히고자 했다. 그는 노장철학의 핵심을 사마담의 말을 빌려 도덕지의(道德之意)라 요약하는 한편, 그 중 정치철학의 기초를 현덕(玄德)사상으로 봤다. 현덕은 후대 도가 정치철학의 이론 기초로서 황로 정치철학의 주요 방향성을 결정했다.
저자에 따르면 황로학이 유행한 전국 중후기에는 도(道)와 법(法), 혼돈과 질서 사이의 복잡한 사유와 관계 속에서 정치철학 문제를 고민했는데 그 과정에서 왕도(王道)와 패도(霸道)라는 전통적 정치 패러다임을 벗어던지고 독창적이고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제시됐으니, 이는 제도(帝道)이며 그 실질이 도와 법(法)의 결합이었다. 352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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