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계 덴마크 감독 작품 '어프렌티스'…젊은 트럼프 그린 영화, 칸서 기립박수

입력 2024-05-23 11:33:00

지난 20일 알리 압바시(왼쪽) 감독과 주연배우 세바스찬 스탠이 프랑스 칸에서 열린 영화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알리 압바시(왼쪽) 감독과 주연배우 세바스찬 스탠이 프랑스 칸에서 열린 영화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그린 영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가 20일(현지시간)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약 8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다고 미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어프렌티스'는 이란계 덴마크 감독인 알리 압바시의 작품으로, 1970∼80년대 젊은 시절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에서 부동산 사업을 키우려 노력하는 모습을 그린다.

보도에 따르면 영화 후반부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992년 이혼한 첫 부인인 이바나 트럼프에 성폭력을 행사하는 장면도 그려졌다.

극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외모를 비난하는 이바나에 격분하여 강제로 성관계를 갖는 이 장면은 1990년 이바나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제기됐던 실제 주장을 각색한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 배우 서배스천 스탠이 연기한 영화 속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익 변호사이자 정치 해결사인 로이 콘(제러미 스트롱 분)의 말에 따라 성공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 젊은 사업가로 그려진다.

그는 극중에서 살을 빼기 위해 마약류인 암페타민을 복용하며, 공과금을 내지 못하거나 카지노에서 나쁜 베팅을 걸어 돈을 잃는 장면도 나온다고 버라이어티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 영화에 투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뒤늦게 영화 내용을 알고 화를 내며 개봉을 막으려 하기도 했다고 버라이어티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16년과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캠프에 거액을 기부한 유명 사업가이자 미국 워싱턴 풋볼팀 전 구단주인 댄 스나이더는 당초 '어프렌티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그린 전기영화라고 생각해 투자했다.

그러나 이후 영화의 가편집본을 본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에 크게 화를 내며 영화 제작진에 수정을 요구했으며, 개봉을 막기 위해 정지 명령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고 버라이어티는 전했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어프렌티스'는 대선 정국을 맞은 미국에서 큰 관심을 끌며 올해 경쟁작 중 가장 주목받는 화제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덴마크와 캐나다, 아일랜드에 기반을 둔 제작사가 만들었으며, 미국 내 배급사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