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메타버스와 경북의 새로운 도전

입력 2024-06-05 11:32:46 수정 2024-06-05 15:57:00

이정우 경북도 메타버스과학국장

이정우 경북도 메타버스과학국장.
이정우 경북도 메타버스과학국장.

지난 2월 27일 '가상융합산업진흥법'이 제정됐다. 메타버스 용어 정의와 함께 관련 산업과 서비스를 육성하기 위한 진흥 규정을 담은 법으로 오는 8월 시행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법 제정 직후, 페이스북으로 친숙한 글로벌 기업 메타(meta) 최고 경영자 마크 저커버그와 면담하며 메타버스 산업 육성을 위한 협력을 희망하기도 했다.

비대면 서비스가 부상하며 뜨거운 화제였던 메타버스가 엔데믹과 함께 주춤하던 때여서인지 그 소식들이 더욱 반갑게 여겨진다. 최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출시된 다양한 메타버스 서비스들이 영업 적자를 보거나 서비스를 중단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편, 시장의 부침 속에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도 많다. 국내 시장은 메타버스라는 이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침체됐지만 해외 시장은 그렇지 않다. 네이버 제페토는 글로벌 누적 이용자가 4억 명을 넘었다.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의 90% 이상이 해외 유저다. 미국은 의료 분야부터 교육, 제조 분야 등 산업 전반에 메타버스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가장 큰 이유는 생성형 AI의 등장과 새로운 폼펙터의 등장 때문이다. 메타버스 산업의 부진 요소로 꼽혔던 콘텐츠 부족 문제가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중이다. 국내 주요 통신사들은 생성형 AI 기능을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에 추가하면서 플랫폼 성장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애플이 9년 만에 혼합 현실을 구현하는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XR(확장현실) 시장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2022년부터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해 온 경상북도에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경북도는 전국 최초로 메타버스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메타버스 수도 경북 기본계획'을 수립해 산업, 콘텐츠, 인력 양성, 기업 지원 사업을 꾸준히 추진했다.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과 인력 양성을 위한 종합 지원 인프라인 '동북권 메타버스 허브', 국내 최초 VR·AR 디바이스 개발을 지원하는 'XR 디바이스 개발지원센터'를 구축해 콘텐츠 발굴부터 인력 양성, 전문 기업 육성까지 산업의 기반을 조성해 왔다. 그 결과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비 392억원을 확보했다.

올해는 제조, 농업, 에너지 분야 등 지역 주력산업과 연계된 산업특화형 메타버스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생성형 AI, 디지털 트윈 기술을 메타버스에 접목한 융합형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지역 산업 전반에 걸친 혁신적 변화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6월에는 전 세계 최초로 여는 AI·메타버스 영화제가 구미에서 열린다. 오는 6월 15일 막을 올리는 '2024 경상북도 국제 AI, 메타버스 영화제(GAMFF)'는 AI와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영화나 영상물을 대상으로 열리는 세계 최초 영화제다. 영화제에 상영되는 작품 공모에만 42개국 527편이 몰렸다.

메타버스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영화제와 같이 일상에 접목시킬 수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디지털 트윈처럼 산업 분야에 직접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파급력을 지닌다. AI, 데이터, 네트워크, 클라우드 등 다양한 ICT 기술의 총합체인 메타버스는 관련 기술 발전이 가속화할수록 우리 일상에 더욱 깊숙이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 경북도는 튼튼한 기반 위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갈 메타버스 산업을 선점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