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7월 14일 4전시실
전시실이 빛과 색으로 가득하다. 투명한 유리구슬이 곳곳에 놓여있고, 구슬에서는 다양한 색이 점멸하며 빛을 뿜어낸다. 빔프로젝트를 통해 그어지는 빛줄기와 색의 그림자들이 전시장 벽면에 다채로운 드로잉을 그려낸다. 반대편 벽면에는 겹겹이 드리워진 천에 빛이 감춰진 듯 드러나며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모하 안종연 작가는 공간 속에 배치한 빛점을 통해 인간의 존재와 인간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얘기를 전한다. 봉산문화회관이 기억공작소전으로 선보이고 있는 그의 전시는 마치 각자가 품은 빛이 모여 생성된 하나의 우주와도 같다.
김영숙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전시실에 모인 빛점은 우주공간을 유영하는, 제각기 다양한 달란트를 가진 특별한 개개인"이라며 "내면에 빛나는 강렬한 점 하나하나가 모여 세상을 밝히고 우주를 품는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빛은 세상을 밝힌다. 작가가 전시실에 담아내고자 한 것은 결국 밝고 환한 세상을 향한 희망이다. 김옥렬 현대미술연구소 대표는 "색과 빛을 직조하는 안종연의 작업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지점은 색·빛에 투영된 희망이다. 이는 처음 색·빛에 몰입하기 시작한 이유가 자신의 마음을 밝히고 싶어서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동 트는 새벽에 밝아오는 여명처럼, 색과 빛의 파동으로 세상을 새롭게 반전시키고자 했다"며 "희노애락으로 점철된 인간의 삶이 어두운 시간의 굴레를 벗어나 품을 수 있는 희망을 입방체의 전시 공간에 담고 싶었고, 스스로 어두운 내면을 빛으로 밝히는 치유의 시간이 관람객들에게도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여명의 새날들(New Days at Dawning)'을 주제로 하는 안종연 작가의 이번 전시는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에서 7월 14일까지 이어진다. 053-422-6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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