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시켜줄게” 동남아 입국 유도해 감금… 투자사기 총책 등 37명 검거

입력 2024-05-21 10:56:25 수정 2024-05-21 21:02:05

미얀마 ‘골든트라이앵글’에 감금해두고 범행 강요
오픈채팅방서 피해자 물색, “비상장 코인 투자 하세요”
환급 요구하면 수수료 내야 한다며 시간 끌다 잠적
대구경찰청 19명 구속, 다른 총책 '인터폴 적색수배'

경찰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경찰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비상장 코인을 투자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300여명을 속여 256억여원을 가로챈 투자사기 조직 총책 등 37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 중 19명을 구속하고 해외 체류 중인 또 다른 총책 등을 추적 중이다.

21일 대구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미얀마, 라오스, 태국이 만나는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에 투자 사기 조직을 만들고 투자자 308명에게서 256억원 상당을 가로챈 총책 A씨 등 37명을 범죄단체조직과 사기 등 혐의로 붙잡았다고 밝혔다. 해외에 체류 중인 또다른 총책 B씨 등 6명은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추적 중이다.

A씨 등은 고수익을 미끼로 해외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사람들을 속였다. 여기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비행기표를 사주고 우선 태국으로 오게 유도했다. 이후 버스와 배를 이용해 미얀마까지 밀입국시켰다. 이들은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긴 채 무장 경비원이 있는 건물에 감금된 상태로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

이들 조직은 불특정 다수에게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초대 링크를 무작위로 보냈고, 여기 참여한 피해자를 속였다. 조직원들이 카카오톡 대포계정을 이용,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로 수익을 낸 것처럼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방식이었다.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일대일 채팅방 초대 링크를 보내 투자 전문가를 사칭하는 사람이 있는 채팅방으로 유인한 후 특정 모바일 앱 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비상장 코인을 매수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서 투자금을 끌어모으고, 피해자들이 환급을 요구하면 수수료를 내야 돈을 출금할 수 있다면서 시간을 끌다가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범죄수익금 1억600만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을 받았고 피해회복을 위해 범죄 수익금을 계속 추적 중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투자리딩방 사기 사건은 2천100여건, 피해금액은 2천억원에 달한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최근에는 유명인을 사칭하거나 허위 사이트를 만들어 사람들을 유인하는 등 범행 수법이 나날이 치밀해지고 있어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경찰은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종 투자사기 범죄를 적극 단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