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이 전국 영업이 가능한 시중은행으로 전환됐다.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이 설립 57년 만에 신한·우리·하나·한국씨티·KB국민·SC제일은행과 마찬가지로 시중은행이 된 것이다. 대구은행은 사명을 'iM뱅크(아이엠뱅크)'로 바꾸고, 다음 달에 새 출발을 선포한다.
시중은행 전환으로 대구은행은 조달 금리를 낮추고, 영업망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대구은행은 그간 시중은행보다 비싼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런 부담을 덜게 된 것이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은행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은행업의 공고한 과점 체제로 금리 경쟁 등 서비스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판단,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한 것이다. 따라서 대구은행이 은행권 과점 체제를 흔드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성공하려면, 어려운 숙제를 풀어야 한다. 먼저, 증자를 통한 자산 건전성 제고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대구은행의 자기자본은 5조3천984억원이다. 국민은행(40조8천427억원), 신한은행(35조3천107억원), 하나은행(33조1천955억원), 우리은행(27조8천276억원) 등은 자기자본이 대구은행보다 5~7.5배 많다. 점포 수도 훨씬 적다. 대구은행의 영업점이 200개인데, 4대 시중은행은 600~800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장점을 키워 약한 영업망을 보완해야 한다. 또 지방은행으로 쌓아온 '관계형 금융'(기업과 밀접 관계로 얻은 비재무 정보를 신용평가에 반영) 경험을 살려 중소기업·소상공인 맞춤형 금융서비스로 시중은행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는 방안도 있다.
대구경북민들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환영한다. 그러나 현실적인 우려도 적지 않다. 전국 영업망 강화로 인해 지역 기업의 대출이 축소되거나, 지역 공헌 활동이 줄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대구은행은 '본점은 대구시에 둘 것'을 명시한 금융당국의 인가 부대조건을 명심하길 바란다. 이는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후에도 대구경북 경제 활성화 역할에 충실하라는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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