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하면 1주일 휴진하겠다는 의사들…정부 "환자 생각 좀"

입력 2024-05-07 15:13:10 수정 2024-05-07 21:47:09

전의비 "증원 확정되면 1주 휴진"…50개 병원 수술·진료 '셧다운' 우려
정부, 건보지원 연장·군의관 추가 파견 등 '장기전 태세' 강화

4일 대구 시내의 한 2차 종합병원 응급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4일 대구 시내의 한 2차 종합병원 응급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확정을 앞두고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소속 의대 교수들이 1주일간 집단 휴진을 선언한 가운데 정부는 건강보험 지원 연장 등 장기전 태세를 강화하는 등 의정 갈등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7일 전의비는 정부가 의대 증원을 확정하면 1주일간 집단 휴진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의비에는 40개 의대 중 19곳이 참여하고 있고 대구경북 내에서는 계명대와 대구가톨릭대가 참여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이들 의대 소속 50개 병원이 진료와 수술 등이 1주일 간 멈춰버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이미 의대 교수들 상당수가 지난달 30일과 지난 3일 하루 휴진을 한 바 있다. 지난 주 휴진에는 대다수 교수가 의료현장에 남아 병원 운영에는 차질이 없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일 88개 의대 병원 중 87곳이 정상 운영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의비는 오는 10일 다시 휴진할 계획을 밝혔고 증원이 확정될 경우 1주일간 휴진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만약 의대 정원이 확정되고 1주일간 휴진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파급 효과는 하루 휴진보다 더 클 것이 뻔하다는 점에서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전의비는 "앞으로도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정부는 집단행동을 멈추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생사의 기로에서 싸우고 있는 환자분들과 가족들을 생각해 집단행동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정부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의사 집단행동의 장기화에 대비, 비상진료 체계를 강화할 계획을 밝히며 의대 증원 추진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먼저 지난 2월부터 비상진료 체계에서 응급·중증환자 가산 확대,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인상 등에 매달 1천900억원을 투입하고 있는데, 이런 지원을 11일부터 한 달간 연장할 계획이다.

또 전공의 이탈로 발생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군의관 36명을 추가로 파견하고, 피로가 누적된 공보의·군의관 중 146명을 단계적으로 교체한다.

조규홍 장관은 "연휴 기간에도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을 반납한 채 병원에서 환자 곁을 변함없이 지키고 계신 의료인 여러분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는 비상진료체계가 차질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