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이재명에 전화 걸어 "다음주 용산서 만나자"

입력 2024-04-19 16:41:43 수정 2024-04-20 21:45:04

19일 통화서 당선 축하하며 "앞으로 자주 만나 국정 논의"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다음 주 용산엔서 만나자'며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날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오후 3시 30분 이재명 대표와 통화했다"며 "통화에서 대통령은 먼저 이 대표 당선을 축하하고 민주당 후보 국회의원 당선도 축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대통령은 일단 만나 소통을 시작하고 앞으로는 자주 만나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또 통화도 하면서 국정을 논의하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표는 초청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대통령께서 마음 내주셔서 감사하다", "저희가 대통령께서 하시는 일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 홍보수석은 전했다.

이날 통화는 5분가량 진행됐다고 한다. 이관섭 비서실장이 오후 1시쯤 이 대표 측 천준호 비서실장에 전화를 해 제안한 뒤 통화하기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 후 기자들에게 "대통령실 인사가 빨리 이뤄졌으면 통화도 빨리 이뤄지고 만남 시간도 빨라졌을 것 같은데 조금 늦어진 감이 있다"며 "인사 때문에 한 없이 늦출 수 없어 통화하게 됐고 그런 상황을 대통령께서 이재명 대표에게 설명했다"고 했다.

이어 "양쪽 비서진이 서로 협의해 시간, 대화 의제 그런 걸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더했다.

지난 16일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회담 가능성에 대해 "모두가 다 열려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표가 요구하는 회담을 수용할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 "윤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뭐가 있느냐'고 했는데 그 안에 답이 포함돼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회담의 시기를 두곤 "국회는 5월 말 새롭게 열리고 이후 원 구성이 된다"며 "그러면 어떤 시점이 국회와 소통하기 적절한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만남 시기가 당겨진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없이 기다리는 것보다 지금 일단 만남을 갖기로 했다. 참석자라든지 이런 문제는 협의를 통해 정해지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야당 대표들과 아직 정식 회담을 한 적이 없다. 3·1절 기념식 등 공식 행사에서 인사를 나눈 정도다.

앞서 윤 대통령은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간 단독회담에 대해서는 직접 선을 그은 적도 있다.

지난 2월 7일 방송된 KBS 신년 대담에서 "영수회담이라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이제 없어진 지 꽤 된다. 여야 지도부끼리 논의를 한다면 저 역시도 정당 지도부들과 충분히 만날 용의가 있다. 영수회담이라면 여당 지도부를 대통령이 무시하는 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4·10 총선을 거치며 집권여당이 참패하자 대통령이 거대야당 대표와 만나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적잖이 나왔고 윤 대통령 입장도 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