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7세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의 첫 회고록에서 "여성에게 매료된 적이 있다"고 고백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탈리아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4개 국어로 출간될 예정인 '인생: 역사를 통해 본 나의 이야기'는 이탈리아 매체들을 통해 그 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교황은 이탈리아 언론인 파비오 마르케스 라고나와 인터뷰 형식인 이 책에서 "신학생 시절 삼촌 결혼식에서 만난 한 여인에게 매료됐다"고 했다. 그는 "그녀는 너무나 아름답고 영리해서 머리가 아찔할 정도였다"며 "일주일 동안 그 여인의 모습이 계속 머릿속에 떠올라 기도하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당시 그녀에 대한 연정이 한 때의 열병으로 끝나지 않았다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했다.
2013년 즉위 초부터 가톨릭교회의 구습을 타파하기 위해 노력한 고충도 담겼다. 지난해 12월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승인해 보수파의 공격을 받았던 당시에 대해 "나에 대해 말하고 쓰인 모든 것을 들여다본다면 매주 심리학자의 상담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 커플을 비(非)전통적 상황에서 축복할 수 있도록 허용한 자신의 결정도 재차 옹호했다고 이탈리아 매체들은 전했다. 교황은 그러면서 "최악의 모욕에는 귀를 막고 있다"고 했다. 또 "나에 대해 말하고 쓰인 모든 것을 들여다본다면 매주 심리학자의 상담을 받아야 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내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뒤를 이어 스스로 물러나길 원하는 비판자들이 적지 않지만, 나는 건강하다"며 "자진 사임은 먼 가능성이다"라고 언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조국 아르헨티나의 국민 영웅인 축구선수 디에고 마라도나와의 일화도 풀었다. 그는 "몇 년 전 바티칸에서 교황으로서 마라도나의 알현을 받았을 때 농담 삼아 그에게 '어느 쪽이 죄지은 손이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핸드볼 반칙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마라도나는 경기 후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내가 (공을) 건들지 않았다. 그건 신의 손이었다(fue la mano de Dios)"라고 말해 '신의 손'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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