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 휴업 중인 '19억원' 김천 인공암벽장…동호인들 "자연바위냐" 불만

입력 2024-02-21 11:12:59 수정 2024-02-21 22:11:09

클라이밍 동호인들 3년간 코스 변화없는 김천시 인공암벽장 외면

김천시 인공암벽장, 김천시설관리공단 누리집 캡처
김천시 인공암벽장, 김천시설관리공단 누리집 캡처

경북 김천시가 지난 2020년 19억원을 들여 개장한 인공암벽장이 올해 1월 1일부터 돌연 개점 휴업 중인 가운데(매일신문 2월 15일 보도) 클라이밍 동호인들 사이에서 이 인공암벽장이 '자연바위'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자연바위'라는 별칭이 얼핏 듣기에는 좋은의미로 들리지만, 사실은 '개장한 후 3년이 지났음에도 변한 게 하나도 없다'는 반어적 표현이다.

대부분의 인공암벽장은 주기적으로 홀드를 떼어 먼지와 이물질을 제거하는 세척과 동시에, 등반패널과 체결구, 홀드, 내부 철구조물, 하강고리, 행거, 카라비너 등의 금속 및 섬유제품 마모 상태를 점검하고, 볼트 조임상태, 홀드파손상태 등 전체적인 인공암벽의 안전점검을 한다.

이 과정에서 벽에 붙이는 인공구조물인 홀드와 볼륨을 바꾸는 등 새롭게 '루트설치'를 진행해 코스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김천시시설관리공단은 동호인들의 코스 변경 요구 민원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

이런 사정이다 보니 김천시 인공암벽장은 동호인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코스가 없다 보니 몇차례 도전을 끝낸 후에는 동호인들의 발걸음이 멀어지고 있는 것.

코스변경이 이뤄지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대회유치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김천시는 인공암벽장 개장 당시 전국 최고 규모를 자랑하며 각종 대회를 유치하겠다고 했으나 대회 유치에 필요한 공인인증을 받지 않아 준공 후 3년 동안 단 한 차례도 대회를 개최하지 못했다.

인공암벽장에 대회를 유치 할 경우, 대회를 위한 홀드 및 볼륨 설치 등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코스가 바뀌지만 김천시 인공암벽장은 대회 개최마저 없어 코스 변경이 이뤄지지 않았다.

클라이밍 동호회원들은 "김천시 인공암벽장은 개장 당시 구미나 문경 등 다른 인공암벽장을 벤치마킹해 주변에서 가장 나은 인공암벽장이었으나 3년간 코스 변경 등 개선을 하지 않아 현재는 타 지역 인공암벽장에 비하면 코스나 시설 등이 낙후돼 있다"고 말했다.

김천시는 지난 2020년 7월 인공암벽장 개장 당시 "인공암벽장에 전국단위 및 국제대회 유치와 스포츠산업을 적극 육성해 스포츠 특화 도시를 완성할 것"이라고 했으나 동호인들마저 외면하며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김천시 인공암벽장은 법 개정에 따른 필수 인력을 구하지 못해 개점 휴업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