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인구 9만명 돌파, 순유입률 전국 1위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는?

입력 2024-02-15 17:53:58 수정 2024-02-15 21:47:55

대구 중구 이달 14일 기준 집계 결과… '23년만'
마구잡이 재건축·재개발 탓에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지속가능성 고민할 시점, 상업기능 활성화 대책 필요해

대구 중구가 지난 14일 23년만에 인구 9만명을 돌파했다. 대구 중구청 제공
대구 중구가 지난 14일 23년만에 인구 9만명을 돌파했다. 대구 중구청 제공

대구 중구가 23년만에 인구 9만명을 넘긴 가운데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려면 적절한 도심 활성화 정책이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분별한 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한 인구 증가는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대구 중구청은 지난해 인구 순유입률 전국 1위를 기록하며 지난 14일 기준 인구 9만명을 회복했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2022년 2월 인구수 7만4천710명으로 바닥을 찍은 뒤 점차 회복세를 보이다 이달 14일 기준 9만5명으로 2001년 이후 23년만에 인구 9만명대로 다시 오른 것이다.

중구는 지난 1980년 인구 21만8천964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원도심 낙후와 도심공동화 현상 등으로 꾸준히 인구감소를 겪어왔다. 이에 중구청은 원도심을 활용한 도시재생뉴딜사업과 재개발·재건축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고, 내년에는 인구 10만명을 돌파하는 것이 목표다.

문제는 상업 및 업무시설 중심지로서의 기능 강화 없이 신축 아파트 건립에만 몰두할 경우 중구의 늘어난 인구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상업시설이 빠진 자리에 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유동인구가 되려 감소하고 중심상업지역으로서의 장점이 훼손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중구청에 따르면 이달 기준 중구는 7개 구역 6천275가구 규모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준공을 끝냈고, 22곳 1만692가구 규모의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들 중에서는 대형 쇼핑몰이나 주차장을 개발한 곳도 적지 않다.

중구에서 활동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중구의 인구가 늘어난 것은 신축 아파트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며 "이들이 생애 주기에 맞춰 또다시 다른 곳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으려면 결국 '동성로 르네상스' 등 상업지구 활성화 정책이 성공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영은 대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도심에 거주를 하는 이들은 고령층보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1인가구가 대부분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과 도심이 어우러진다면 상권 활성화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현재 중구의 경우 역세권 등에 따라 상권의 범위가 많이 위축된 상태다. 이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상업 인프라는 문화, 관광, 쇼핑 위주로 회복되고 있고 인근에 거점 주차장 등을 조성해 고질적인 주차 문제 해결에도 나서고 있다"며 "문화시설과 청년 일자리 정책에도 힘을 써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