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시장 "군-민간공항 통합 건설로 시간·비용 아껴야"

입력 2023-12-26 17:18:03 수정 2023-12-26 20:45:09

26일 간부회의서 "국토부에서 민간공항 건설 위임받아야"
공항산단·에어시티는 '원형지 분양' 방식 전환…기업 유치 용이 기대

대구시는 26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12월 간부회의를 열고 올해 주요 사업 추진 성과와 내년도 추진 방향 등을 공유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26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12월 간부회의를 열고 올해 주요 사업 추진 성과와 내년도 추진 방향 등을 공유했다. 대구시 제공.

군 공항과 민간공항 분야로 나뉘어 건설되는 대구경북신공항을 대구시가 통합 건설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한 공항첨단산업단지와 공항배후도시의 기업 유치 속도를 높이도록 부지를 미개발 상태로 분양하는 '원형지 분양' 방식도 도입될 전망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6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간부회의를 열고 각 실·국별로 올해 사업 추진 성과와 내년도 추진방향 및 당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홍 시장은 "군 공항과 민간공항을 분리 건설하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며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민항에 대한 업무를 시가 위임받아 군-민간공항을 통합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현재 군 공항과 군 시설은 대구시의 위임을 받은 사업대행자인 특수목적법인(SPC)가 건설하고, 민항이 활용하는 추가 활주로와 화물·여객터미널, 계류장 등은 국토부가 조성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공항 부지 조성과 활주로, 에어사이드 등 상당 부분을 군 공항과 민항이 공유하고 있어 분리 건설할 경우 사업비 이중 투입 등 비효율적인 요소가 다분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국비 2조6천억원이 투입되는 민항 분야까지 SPC가 도맡아 건설할 경우, 투입되는 국비를 초기 사업비로 활용할 수 있어 자금 운용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기부대양여 사업의 특성 상 선투자 비용이 큰 대신, 자금 회수는 후적지 개발 이후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군·민간공항 통합 이전이 선례가 없어 시가 국토부의 위임을 받으려면 관련 지침 수립이나 특별법 개정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건설 여부는 내년 12월까지 기본계획 수립이 완료되고 기본설계 단계에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대구시 관계자는 "국토부도 사업의 정합성이나 예산 절감 효과 등을 고려할 때 동일 주체가 설계 및 시공을 맡는 게 효율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2030년 개항 목표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련 규정 개정이나 지침 수립 등 사업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방안을 두고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신공항 조감도. 매일신문 DB
대구경북신공항 조감도. 매일신문 DB

또한 군위에 조성될 공항첨단산업단지와 공항신도시의 개발 속도를 높이도록 미개발 상태로 분양하는 '원형지 분양'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홍 시장은 "기업 유치 시 원형지 분양 방식으로 추진하면 기업에도 유리할 뿐만 아니라 투자유치가 용이하고, 기간도 단축되는 효과가 있다"면서 "에어시티로 조성되는 군위군에는 원형지 분양을 적극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원형지 분양은 도로, 상하수도 외에 부지에 대한 조성 계획없이 미개발 상태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기존의 조성 계획에 구애받지 않고, 개발자의 목적에 맞게 산업시설이나 주거지 등을 유연하게 개발할 수 있고 신속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다만 도시개발법 상 원형지의 면적은 전체 도시개발구역 토지 면적의 3분의 1 이내로 제한돼 있고, 토지 강제수용이 불가능한 점은 한계로 꼽힌다.

홍 시장은 이날 지방대 소멸 위기와 관련한 시 자체 기구 신설 계획도 밝혔다. 홍 시장은 "내년부터 전국 최초로 별도 국 단위의 대학정책국을 신설해 본격적으로 지방대 육성을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이 국가수도기본계획에 조기 반영되도록 내년 4월까지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의 심의와 예비타당성 사업 선정 추진을 마무리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내년 4월 열리는 대구마라톤대회의 '플래티넘 라벨' 승격과 농수산물도매시장 및 도축장의 과감한 인적쇄신 등도 당부했다.

홍 시장은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모두가 합심해 대구 미래 50년을 준비한 덕분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