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인구·GDP 40% 차지…전세계 시선은 11월 미 대선에
대만 미·중 사이 변곡점…이란·러는 권위주의·독재 강화 우려
내년에 역대 최대인 40개 이상 국가에서 선거를 치르는 '민주주의의 슈퍼볼'이 펼쳐진다.
고전적 형태의 자유민주주의가 중국의 시진핑,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같은 권위주의자와 독재자들, 헝가리의 극우 민족주의 정당, 베네수엘라부터 차드까지 군사쿠데타 모의자 및 이슬람 무장세력으로부터 실존적 공격을 받는 순간에 일련의 선거가 진행돼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내년 1월 대만 대선을 시작으로 11월 미국 대선에 이르기까지 총 40번의 선거가 열린다.
나라별로 보면 투표 축제라기엔 위태로운 곳이 많다. 이란에서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내년 3월 1일 총선이 치러진다. 여성의 히잡 착용을 강제하는 등 강경보수 성향의 성직자들을 몰아낸다면 민주주의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다. 러시아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다섯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푸틴을 대적할 특별한 경쟁자가 없어 제국의 대관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선거가 큰 변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다음 달 치러지는 대만 정부의 선거는 중국의 압박 국면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이 다시 승리한다면 중국이 군사적 위협을 강화할 수 있다.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에서도 내년 봄 총선이 열린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선은 야권 28개 정당의 연합인 인도국민개발포괄동맹(INDIA)에 의해 좌절될 수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남아공 민주화의 아버지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몸담았던 집권 여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는 30년간 장기 집권 중이지만, 이번에는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프리카에서는 알제리, 튀니지, 가나, 르완다, 나미비아, 모잠비크, 세네갈, 토고, 남수단도 내년에 선거를 치른다.
전쟁이 민주주의 절차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년 봄 5년 임기가 끝난다. 계엄령에 따라 선거 절차는 중단된 상태지만, 선거는 내부 긴장과 대중의 불만을 해소하는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한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서도 전쟁이 내년까지 계속된다면 예정되지 않은 선거도 치를 수도 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한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에 대한 교체 요구 압박이 커질 수 있어서다.
유럽에서는 오스트리아와 벨기에, 크로아티아, 핀란드에서 각각 선거가 있고 6월에는 유럽의회 선거가 예정돼 있다. 이주민 유입으로 몸살을 앓는 이탈리아, 네덜란드, 슬로바키아에서는 민족주의, 반이민, 외국인 혐오 등을 앞세운 극우 정당들의 입지가 넓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이벤트가 될 선거는 내년 11월 2명의 고령 후보가 경쟁하는 미국 대선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세계를 민주주의 진영과 독재 진영으로 나누면서 내년 대선이 이번 세대를 결정짓는 싸움이 될 것으로 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국제 질서가 뒤집히고 이 시대의 균형추는 권위주의와 독재 쪽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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