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지역 고교 평준화 제도, 개선작업 본격화

입력 2023-12-10 11:55:07

지난 2008년부터 시행… 학력 격차 해소 목적
포항시민들 "고교 평준화 개선 또는 폐지 필요" 의견 내
경북교육청, 지난달부터 TF팀 구성하고 작업에 박차

경상북도교육청 전경. 매일신문DB
경상북도교육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 포항지역 '고등학교 평준화 제도'가 시행된 지 15년 만에 개선작업이 시행된다.

경북도교육청은 지난 2008년부터 포항에서 일반계고 평준화 제도를 시행했다. 지역 내 과열된 고교 진학을 막고 학력 격차를 줄이기 위한 목적에서다. 현재 경북에서 평준화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곳은 포항이 유일하다.

하지만 최근 포항시민들은 "당초 취지와 다르게 고교 평준화 제도로 인한 문제점이 더 크다"며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의견을 반영해 경북교육청은 지난달부터 고교 평준화 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는 등 관련 작업을 본격화 중이다.

◆포항시민 75.6%, 고교 평준화 개선 또는 폐지 필요
포항지역에서는 고교 평준화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포항향토청년회가 죽도시장 일원에서 시민 846명을 대상으로 고교 평준화 제도에 대한 현장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개선이 817명(96.57%)으로 유지 29명(3.43%)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박용선 경북도의원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 포항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2명을 대상으로 '고교 평준화 제도'에 대해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개선 후 유지 38.4% ▷폐지 37.2% ▷현행유지 17.1% ▷모름 7.3% 순으로 집계됐다. 답변자들의 75.6%가 '개선 또는 폐지'가 필요하다고 답한 셈이다.

이러한 여론에 대해 손희권 경북도의원은 포항 평준화고의 북구 쏠림현상으로 인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현재 포항지역 일반계고는 총 17개교로 이 중 평준화 적용 고교는 14개교다. 포항 평준화 고교 중 남구 지역은 2개교밖에 없고, 나머지 12개교는 북구에 있다.

손 도의원은 "고교 평준화 제도는 단 한 번의 추첨으로 학교가 정해지는데 남구는 선택지가 2개교에 불과해 해당 고교마다 지원자들이 몰려 북구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며 "북구지역 고교에 진학하면 통학 거리(최대 1시간 이상)가 늘어날 수밖에 없어 학업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학생과 학부모들이 토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 포항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 방향성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박용선 경북도의원 제공
경북 포항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고등학교 평준화 정책 방향성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박용선 경북도의원 제공

◆경북교육청, 포항 고교 평준화 개선 TF팀 구성
경북교육청은 지난달부터 포항지역 평준화 일반고 고입 제도에 대한 효과성을 분석하고, 지역 교육 발전을 위해 '포항지역 평준화 일반고 입학제도 개선 TF팀'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TF팀은 경북교육청 관계자와 포항시청, 포항지역 중등학교 교장, 학부모 단체, 교직 단체, 시민사회 단체 등 지역 교육에 대표성을 갖는 위원 14명으로 구성됐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첫 협의회에서는 포항지역 평준화 일반고 입학제도에 대한 지역의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2024학년도에 추진하게 될 연구용역의 세부 연구 과업에 대해 논의했다.

연구용역에서는 TF팀 협의회에서 나온 의견을 기초로 포항지역 평준화 일반고 입학제도의 효과성을 분석하고 발견된 문제점의 개선 방안을 찾는다.

앞으로도 TF팀은 포항지역 고교 입학전형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 교육이 발전하는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포항지역 평준화 일반고 입학제도의 장단점을 잘 분석해 필요하다면 제도적 방법과 비제도적 개선 방안 등을 지혜롭게 모색하겠다"며 "학생과 학부모, 교육 가족 모두가 만족하는 방안을 만들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