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책]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본질

입력 2023-11-09 11:28:22 수정 2023-11-11 07:26:34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지나영/ 21세기북스/ 2022)

초등학교에서 20년 넘게 아이들을 가르치며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핵심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을 준 책을 만났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의사 국가고시를 통과한 후, 하버드 의과대학 뇌영상연구소를 거쳐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과 연계 병원에서 소아정신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지나영 교수의 책,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다. 저자는 안정된 생활에 접어들 무렵 난치병인 자율신경계 장애와 만성피로증후군에 시달렸다. 하지만 고난을 거뜬히 극복하고 책을 통해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내면이 단단한 아이로 키우는 방법을 소개한다.

많은 부모가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불안해한다. 불안한 마음에 남들이 하는 방법을 따라 하기도 하고, 아이를 다그치다가 관계가 무너지기까지 한다. 아이를 갖지 못한 지나영 교수는 세상 모든 아이들을 자신의 아이로 여기면서 보석 같은 아이들을 위한 본질 육아 방법을 쉽게 풀어 설명했다.

"부모의 근본적 역할 중 하나는 아이들에게 삶을 살아가는 데 등대 같은 기준이 되어줄 가치를 가르쳐주는 것이다. 그러나 그전에 부모 자신의 가치부터 바로 세워야 한다. 내 아이에게 가르치고 싶은 가치를 부모가 먼저 가지고 추구해야 한다."(23쪽)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소중한 가치를 심어주는 것이고, 그것은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몸소 실천하며 보여줘야 한다.

"밥을 할 때는 필요한 요건만 맞추어주고 뜸 들이듯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줘야 한다. 우리가 밥을 할 때 뚜껑을 안 여는 이유는 물과 불만 잘 맞춰줬으면 맛있는 밥이 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모가 원하는 쌀 맛이 있다고 해서, 자꾸 뚜껑을 열어보고 쌀을 뒤적이고 양념을 넣는 부모가 있다."(55쪽)

학급 담임을 맡게 되면 일 년 동안 아이들을 살피게 된다. 일 년 동안 아이를 위해 노력해도 변화가 없어 보이면 실망하게 되며 자존감도 낮아진다. 부모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해도 아이는 변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무기력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맛있는 밥이 되려면 뜸 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듯 우리의 아이들도 지금 뜸 들이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라는 걸 책을 읽고 깨달았다. 나 또한 좋은 부모이자 교사가 되기 위해서 아이와 함께 뜸 들이는 시간을 보내는 중인 것이다.

이초아 학이사독서아카데미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