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유림들의 의대 신설 호소에 尹, 국립의대 선물 줄까?

입력 2023-10-31 18:28:50 수정 2023-10-31 21:48:20

지난 27일 병산서원서 지역 유림들, 안동 의대 신설 건의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경북 안동 병산서원 누각 만대루에서 유림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경북 안동 병산서원 누각 만대루에서 유림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북부권을 거점으로 한 국립의과대학 안동 유치를 호소한 지역 유림들의 외침에 윤석열 대통령이 응답해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의대 신설 검토에 본격적으로 들어간 가운데 국내 대표 의료 인프라 사각지대인 경북 북부권 의대 신설은 '선택이 아닌 필수'란 지적이다.

31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경북 안동 풍천면 소재 경북도청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회의 전 지역 유림들과 병산서원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유림들은 대통령에게 여러 건의사항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리에 배석한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안동예천)에 따르면 유림들은 한자·인성교육의 필요성 등과 함께 국립의대 안동 신설도 요청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동행한 비서진에게 유림들의 건의사항을 잘 메모해 챙기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북부권 거점 의대 신설은 지역민의 오랜 숙원으로 꼽힌다. 상급종합병원도 없고 의사수는 부족한 데다 각종 응급의료 지표가 전국 최하위권인 경북에서도 북부권은 가장 취약한 곳으로 분류돼 왔다. 높은 사망률, 취약한 응급의료는 지역민 삶의 질 저하로 이어져 북부권 소멸 위기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는 지역민 호소가 이날 유림들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이다. 윤 대통령 방문 당일 안동 곳곳에는 의대 유치 염원을 담은 현수막이 다수 걸리기도 했다.

의대 신설을 향한 여건은 나쁘지 않다. 정부는 애초 의대 정원 확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의대 신설엔 선을 그어왔다. 하지만 전국에서 의대 신설 요구가 잇따랐고 정부 역시 지역의대 신설도 검토하겠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경북의 경우 경주 동국대 의대 정원이 49명으로 적어 증원 대상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지만 경북 동남권에 치우쳐 있어 북부권까지 수혜를 받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의사과학자 육성을 위해 검토 중인 연구중심의대도 경북도와 포항시는 포스텍 설립에 힘을 싣고 있다.

김형동 의원은 "대통령께선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소재로 교육과 함께 의료를 꼽는 등 균등한 의료 인프라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국내 대표적 의료 사각지대인 경북 북부권의 객관적 현실을 살핀다면 안동 의대 신설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