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네” 한국지엠-테슬라 등 빨간 깜빡이 차량 전국 11만대 넘어

한국지엠, 테슬라, 포드 순

테슬라 모델 Y. 테슬라코리아 제공.

최근 7년간 빨간색 방향지시등(깜빡이)을 장착한 차량이 11만3천840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까지 국내 판매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적용 차량 20만2천82대 중 절반 이상(56.3%)이 빨간색 방향지시등을 장착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자동차 방향지시등은 노란색이나 호박색(주황색) 또는 같은 색을 내는 전구를 써야 한다. 그러나 FTA에 따라 미국에서 생산된 차는 미국의 자동차 안전기준을 맞추면 연간 5만대까지 빨간색 방향지시등을 장착하고서 국내 수입될 수 있다.

빨간색 방향지시등을 장착한 차는 미국 안전기준을 만족해 국내 판매가 가능하지만, 도로 위에서 만나면 운전자가 오인하기 쉽다. 후미 제동등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빨간색 방향지시등이 가장 많이 장착된 해는 2020년이다. 당해 수입·판매된 3만8천7대 중 2만6천115대(68.7%)가 해당한다. 2021년에는 2만1천596대, 2018년에는 1만7천471대가 수입됐고, 지난해에는 1만7천262대를 기록했다.

회사별로는 미국 브랜드인 한국지엠(쉐보레) 제품이 4만8천380대로 가장 많았다. 이어 테슬라(3만1천241대), 포드(1만635대) 순으로 나타났다. 독일 기업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차도 7천554대였다.

국토부는 2013년부터 매년 열리는 한·미 FTA 자동차작업반 회의에서 미국 규정을 따른 방향지시등 색상의 변경(빨간색 제외)을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 측은 수용하고 있지 않다.

한 의원은 "브레이크등과 비슷한 빨간색 방향지시등은 황색 방향지시등에 익숙한 국내 운전자들에게 혼란을 일으켜 사고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수입차랑 방향지시등 색상 일원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