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미야자키] 삼성 마운드의 미래, 19살 동갑내기 신예 이호성·박권후

입력 2023-10-16 12:13:33 수정 2023-10-17 20:17:35

삼성의 1, 2라운드 선택지인 이호성과 박권후
이호성은 선발감, 박권후는 불펜 요원 고려
이호성은 원태인, 박권후는 오승환이 목표

삼성 마운드의 미래로 꼽히는 이호성. 좋은 선발 투수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채정민 기자
삼성 마운드의 미래로 꼽히는 이호성. 좋은 선발 투수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채정민 기자

마운드가 탄탄하지 않으면 어느 구단이든 프로야구 무대에서 버티기 쉽지 않다. 선발 투수진뿐 아니라 불펜이 두터워야 긴 시즌을 버틸 힘이 생긴다.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 중인 19살 신입생 이호성과 박권후는 삼성 선발 투수진과 불펜의 미래다.

이호성은 삼성이 일찌감치 미래 선발감으로 점찍은 기대주. 인천고 출신으로 올해 1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아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2군에서 기량을 다듬으며 1군 무대에선 5경기에 나서 1승,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했다.

미야자키에서 만난 이호성은 올 시즌이 많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장염과 감기에 걸리고 몸이 좀 나아졌다 싶으니 다시 장염으로 고생했다. 이상할 정도로 올해 유독 몸이 안 따라줬다"며 "이 때문에 살이 빠지고, 구속도 줄었다. 시합에 들어가도 페이스가 잘 올라오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고 했다.

10월 6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선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가능성을 보여줬다. 2군에서 공을 던지면서 완급 조절과 볼 배합 등 경기를 운영하는 '피칭 디자인'에 신경을 썼던 게 효과를 봤다.

그래도 아직 1군 타자들을 상대하기에 모든 것이 부족하다는 게 이호성의 말이다. 구속, 정교한 제구, 변화구 각도 등 보완할 것이 많아 이호성은 몸과 마음 모두 바쁘다. 그는 "갖고 있는 것들을 극대화해야 프로 무대에서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호성이 바라는 건 삼성의 선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긴 이닝을 던지며 아웃카운트를 늘리는 데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훈련은 힘들지만 삼성의 에이스 원태인처럼 되길 꿈꾸며 마음을 다잡는다. 16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교육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호성은 "태인이 형이 꾸준히 던지는 걸 보면 대단하다. 겨울에 기회가 된다면 옆에서 운동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방해가 될까 봐 먼저 말씀은 못 드리겠다"며 웃었다. 어떤 상황에서든 비시즌 동안 땀을 많이 흘리겠다는 게 이호성의 목표다.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만난 박권후. 마무리 투수가 될 만한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재목이다. 채정민 기자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만난 박권후. 마무리 투수가 될 만한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재목이다. 채정민 기자

박권후는 이호성의 입단 동기이자 친구다. 전주고 출신으로 2라운드에서 삼성의 선택을 받았다. 올 시즌 1군 무대엔 4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제구가 불안해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구위가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호성이 박권후에게서 빼앗아오고 싶은 것이라고 얘기한 것처럼 박권후 자신도 포크볼(혹은 스플리터)를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성격이 밝고 긍정적인 것도 주변에서 칭찬하는 부분. 이호성도 박권후가 옆에 있어 덩달아 말수가 늘고 밝아졌다고 했다.

박권후가 미야자키에서 특히 신경을 쓰는 것은 포크볼을 원하는 때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는 것과 체인지업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부분. 그는 "체인지업이 좋은 원태인 선배님에게 직접 배우고 싶었는데 1군에 올라갔을 때 마침 선배님이 국가대표팀에 차출돼 만나지 못했다"며 "일단 여러 그립을 시도하면서 감각을 다듬는 중"이라고 했다.

박권후에겐 옆에 이호성이 있는 게 든든하고 자극도 된다. 아직은 자기보다 낫다지만 앞일은 모른다. 삼성의 마무리 투수가 되는 게 박권후의 목표(16일 박권후는 이호성이 선발 등판한 경기에 불펜으로 나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이왕이면 오승환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 너무 멋지다"며 "호성이가 선발로 잘 던지고 내가 마무리하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