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국내 조선사와 협업한 LNG 화물창 결함으로 2천억원 가까운 손실 발생

입력 2023-10-02 16:25:22

양금희 의원 "가스요금 상승 요인으로 작용 대책 마련해야"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한국가스공사 본사. 매일신문 DB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한국가스공사 본사. 매일신문 DB

한국가스공사가 국내 조선사와 협업을 통해 개발한 한국형 액화천연가스(LNG)선 화물창(LNG 탱크)의 결함으로 4년간 2천억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기업의 기술력에 의존해 만들어야 했던 LNG선 화물창을 개발했으나 품질 논란으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LNG선 운항을 멈췄다.

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대구 북구 갑)이 가스공사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형 화물창(KC-1) 탑재 LNG선의 운항 중단으로 인한 가스공사의 지난 2018∼2022년 손실 추정치는 1억4천633만달러(약1천982억원)에 달한다.

한국형 LNG선 화물창 개발은 지난 2004∼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가스공사 및 국내 조선 3사는 개발비 197억원을 투입해 LNG 운반선의 핵심으로 꼽히는 저장탱크 기술에 착수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전 세계 LNG 선박의 80∼90%를 수주하고 있지만, LNG선의 핵심인 저장탱크 기술은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매년 거액의 로열티를 해외 기업에 지급해야 한다. 실제 각 조선사들은 프랑스 기업 GTT의 선박 화물창에 배 한 척당 100억원의 로열티를 지급해왔으며 누적 금액은 3조원 이상이다.

이런 상황에 가스공사와 국내 조선사는 국내 기술로 한국형 LNG선 화물창을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국내 기술을 처음 적용해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SK세레니티호와 SK스피카호는 각각 2018년 2·3월 SK해운에 인도된 후 연이어 결함이 드러났고 모두 5개월 만에 운항을 중단했다.

SK세레니티호의 경우 허용되는 최저 온도보다 선체의 온도가 낮아지는 '콜드스팟' 현상이 나타났다. 또 SK스피카호는 화물창 단열공간 내 이슬점 측정 온도 기준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LNG 선적이 중단됐다. 이들 LNG선의 운항중지 일수는 1천867일(SK세레니티호), 1천839일(SK스피카호)에 이른다.

두 선박 모두 2021년 1월1일부로 전문인배상책임보험 계약 갱신도 거절당했다. 이후 설계상 추가 결함이 발생하면 가스공사 등이 직접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 상황이다. 가스공사 측은 "보험 가입 만료 이후 추가적인 결함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설계상 결함이 발생하면 화물창 설계사인 KLT(KC LNG TECH)사의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양금희 의원은 "선박 운항이 중단되면서 LNG 도입을 위해 가스공사가 대체선을 투입하고 추가 비용을 지출해온 것은 결국 가스공사의 매출원가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가스요금 상승 요인이 되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