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북한 가겠다" …크렘린궁 “김정은 방북초청 수락”

입력 2023-09-14 21:40:16 수정 2023-09-14 21:41:49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14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러시아를 방문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14일 보도했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수락하면서다.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북한에 무기기술 이전을 약속한 푸틴 대통령의 23년 만에 방북이 성사되면 한반도 안보지형을 또다시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일대일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에 방문할 것을 초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초대를 감사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모든 합의는 외교 채널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을 방문할 것을 초청했으며, 푸틴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을 마지막으로 해외 순방에 나서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찾은 것은 2000년이 마지막이다. 연내 방북이 성사되면 23년 만에 북한을 찾게 되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 회담 이후 전날 4년 5개월 만에 재회하고, 무기 거래를 비롯한 군사적 협력 강화를 천명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의 군사기술 협력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와 같은 국제규정 틀 내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뒤 자국 TV 채널 '로시야(러시아)-1'과 한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군사기술 협력 문제가 논의됐느냐'라는 질문을 받자 이 같은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의 규정(안보리 대북제재) 틀 내에서도 (북러 군사기술 협력) 가능성은 있으며 이에 대해 우리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고 그것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김 위원장은 이후 보스토치니에서 약 1천170㎞ 떨어진 하바롭스크주 산업 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를 방문하고, 뒤이어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콤소몰스크나아무레의 '유리 가가린' 전투기 생산 공장에서는 옛 소련제 전투기와 2000년대에 개발된 4.5세대 다목적 전투기 Su-35, 2020년 실전 배치된 첨단 5세대 다목적 전투기 Su-57 등을 생산한다. 이 지역에는 또 잠수함 등 군함 건조를 위한 조선소도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김 위원장이 이번 방러에서 우주 및 군사·군수 시설들을 집중적으로 찾은데다 푸틴마저 방북초청을 수락하면서 북러 양국이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무기와 군사기술 거래에 합의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전으로 무기 부족 문제를 겪는 러시아에 탄약과 미사일 등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러시아에서 인공위성 및 로켓, 핵잠수함 관련 기술 등을 넘겨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