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음식물폐기물처리시설 입지 순위 발표에 ‘깜깜이 선정’ 반대 거세

입력 2023-09-05 18:15:12

입지타당성조사에서 1순위 선정된 북구 흥해읍 주민들 반대 성명 발표
‘흥해읍에 들어와도 되지만 지금 대상지는 부적합’ 입지선정위 비난

음식물바이오가스화시설 조감도
음식물바이오가스화시설 조감도

경북 포항시 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 선정을 놓고 1순위로 조사된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안리 주민들이 순위 발표와 함께 즉각 성명서를 내고 반대에 나섰다.(매일신문 4일 등 보도)

주민들은 "주민들의 의견과 달리 깜깜이 조사로 전혀 적합하지 않은 장소를 선정했다"며 입지선정위원회의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포항시는 지난 4일 '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의 신규 후보지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예비 후보지 순위를 ▷북구 흥해읍 흥안리 ▷북구 청하면 상대리 ▷남구 제철동(장흥동) ▷남구 동해면 발산리 순으로 선정했다.

그러자 1순위로 선정된 '흥해읍 음식물쓰레기처리장 반대대책위원회'는 5일 즉각 성명서를 내고 "졸속적이고 정치적인 입지선정 결과를 추호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대책위는 흥해향토청년회를 주축으로 어민회 등 흥해읍 주민단체가 모여 구성한 위원회이다.

대책위는 "입지선정위원회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위원은 누구인지, 회의는 어떻게 진행 되는지, 평가항목과 배점은 어떠한지 등 투명성이 완전히 결여돼 있다"며 "7천명이 넘는 주민들의 반대서명지와 함께 탄원서 2종을 제출했지만, 입지선정위가 소귀에 경읽듯 무시해 버렸다"고 비난했다.

또한, "흥해는 포항시가 유치한 지열발전소에 의해 대한민국 역사상 초유의 촉발지진으로 뿌리채 흔들려 뼈가 바스라지는 아픔을 겪은 지역"이라며 "흥해주민들의 고통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흔들리고 상심하고 움추려 있는 흥해읍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치유해 줘야할 포항시가 다시 한번 흥해 주민의 등뒤에 비수를 꽂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에 대상지로 선정된 흥해읍 흥안리는 칠포해수욕장, 곤륜산활공장, 칠포리암각화 등 무수한 해양관광자원과 인접해 있는 장소이며, 하천의 합류로 상습침수가 벌어지기 때문에 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 용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김용수 흥해음식물쓰레기처리장 반대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일반 주민은커녕 시·도의원조차 진행 상황을 모르는 (입지선정위)가 어딨나. 인구 5만의 흥해읍민 중 지가상승과 고액보상을 노리는 지주 7명에 의한 유치신청은 대표성도 정당성도 윤리성도 없다"면서 "단순히 내 집 앞에 혐오시설이 오지말라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장소가 아니라 주민들이 충분히 납득할만큼 적절한 부지를 선택한다면 만약 흥해읍에 들어오더라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