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 사명 바꾸나…'iM금융지주' 상표 출원

입력 2023-08-31 12:05:17 수정 2023-09-11 11:38:46

DGB 측 확대 해석 경계…"브랜드 가치 하락 방지 위한 선점"

DGB금융지주가 입주한 대구 북구 침산동 DGB대구은행 제2본점 전경. 매일신문DB
DGB금융지주가 입주한 대구 북구 침산동 DGB대구은행 제2본점 전경. 매일신문DB

DGB금융지주가 지역색을 뺀 'iM금융지주'를 상표권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DGB금융그룹 핵심 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 신청을 하기로 하면서 사명 변경 검토 이야기가 흘러나왔던 만큼 이번 상표권 등록이 그룹사 사명 변경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특허청 키프리스와 DGB금융에 따르면 DGB금융은 이달 초 사명 변경을 위한 상표 특허를 출원했다. DGB금융은 대구은행의 모바일뱅킹 앱 'iM뱅크'에서 iM을 따와 iM금융지주, iM금융그룹이라는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이와 함께 ▷iM투자증권 ▷iM자산운용 ▷iM투자파트너스 ▷iM캐피탈 ▷iM신용정보 ▷iM시스템 ▷iM유페이 등 현재 계열사와 관련된 이름도 상표 출원했다.

DGB금융에 저축은행과 손해보험 등이 없지만 iM저축은행, iM손해보험, iM라이프, iM에셋매니지먼트아시아 등도 등록을 요청했다.

대구은행은 2015년 iM뱅크를 출시하고 이듬해 iM뱅크 상표권을 등록했다. 2019년 생활형 통합플랫폼으로 'iM샵(#)'을 선보이면서 iM#, DIGITAL# 등도 상표 등록했다.

iM뱅크는 '애플리케이션이 손 안의 모바일 지점'이라는 의미에서 'I am a bank'를 줄여서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따라 지역색이 강한 은행명을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금융지주 차원의 사명 변경에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부터 'DGB 폐지론'은 심심찮게 있었다.

심지어 2021년에는 사명에 DGB 대신 '하이'가 붙을 수 있다는 설이 제기됐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 취임 이후 계열사에 '하이'라는 브랜드가 많이 쓰인 점, 그룹의 차세대 임원 육성 프로그램명(HIPO 연수 프로그램)에도 '하이'가 쓰이는 점 등이 이유였다. 게다가 DGB생명, 하이투자증권, 하이자산운용, 하이투자파트너스 등 대구경북 외 지역에 본사를 둔 계열사 입장에서는 '대구경북뱅크(Daegu Gyeongbuk Bank)'에서 따와 지역색이 강한 DGB 브랜드가 확장성 측면에서는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무렵 DGB금융은 슬로건을 '디지털 글로벌 뱅킹 그룹'(Digital Global Banking Group)으로 하면서 DGB의 지역색을 옅게 하려 했다.

그러다 올 7월에 김 회장이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게 되면 은행명 변경에 대해서도 고려하고 있다"고 하면서 사명을 iM뱅크로 전환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당시 방영 중이던 TV 드라마에 iM뱅크를 노출한 점이 근거 중 하나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지난 3월 상무급인 iM뱅크 본부장을 iM뱅크 대표로 대외직명을 바꾸고 서울본부를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빅데이터 분석에서 iM뱅크의 고객 활성화 수준(67.2%)이 국내 금융앱 가운데 네번째로 높았다"면서 "이때까지 시중은행 전환 이야기는 없었지만 iM 브랜드에 무게를 뒀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DGB금융 측은 상표권 선점 차원의 결정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향후 유사 브랜드 등으로 인한 브랜드 가치 하락 등을 방지하기 위한 선점적 차원이다. 지금도 아이.엠(i.M) 택시처럼 IM, im을 상표로 쓰는 곳이 적잖다"며 "지난해 브랜드 관련 전 계열사 설문에서 DGB가 1위를 차지한 만큼 내부에서도 신중한 문제다. 지주와 은행의 명칭 변경 문제는 시중은행 인가를 위한 준비 전담팀이 영업 정책과 지역사회 정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1일 DGB금융지주는 핵심 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의 모바일뱅킹 앱
이달 1일 DGB금융지주는 핵심 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의 모바일뱅킹 앱 'iM뱅크'에서 iM을 따와 iM금융지주, iM금융그룹을 비롯한 현재 계열사와 관련된 이름을 상표 특허 출원했다. 사진은 특허청 키프리스 상의 상표권 제출 현황. 홍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