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평 빌라 한달 전기료가 1150만원?…"고지서 인쇄 잘못된 줄"

입력 2023-08-26 07:38:38

한달 사용량 1만4221kWh, 편의점 3곳 사용량 수준
누전으로 전기가 땅 속으로 흘러들어가…한전 "일단 납부 유예"

22일 서울 시내 한 주택 외벽에 전력량계가 부착돼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뉴스
22일 서울 시내 한 주택 외벽에 전력량계가 부착돼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뉴스

3명이 살고 있는 20평 빌라에 한달 전기료가 1천150만원이 청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일보는 25일 인천 강화군에 사는 김모씨가 7월 12일~8월 11일 한 달간 쓴 전기요금이 1천150만원가량 나왔다고 보도했다.

요금 고지서에 찍힌 한 달 전기 사용량은 1만4천221(킬로와트시)였다. 냉장고와 에어컨을 24시간 틀고 영업하는 편의점 3곳을 합친 사용량 정도다.

거실에 두는 스탠드형 에어컨(소비전력 1.8kW)을 여름철 하루 12시간씩 한 달 내내 켜놓으면 월 사용량이 약 1천kWh인데, 이 경우에도 한 달 전기요금은 30만원 수준이다.

가정집에서 한 달에 1만kWh를 넘게 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김씨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8월 에어컨을 틀었을 때도 사용량은 376kWh, 요금은 5만7천원이었고, 올해 7월에도 한 달 사용량은 269kWh로 요금은 3만원 정도였다"며 "처음엔 고지서 인쇄가 잘못된 줄 알았다"고 밝혔다.

김씨가 한전에 문의한 결과 계량기 바로 아래 전선이 눌어붙으며 누전이 됐고, 이로 인해 전기가 땅 속으로 계속 흘러나가면서 엄청난 사용량이 발생했다.

한전은 김씨에게 "고객 설비 잘못이 원인인 만큼 원칙적으로 고객이 전기요금을 모두 부담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한전은 조선일보 측에 "일단 납부를 유예한 상태"라며 "이번 건의 경우 사용량이 지나치게 많고, 여름철 누진제 때문에 요금이 더 높게 산정된 만큼 조속히 해결책을 찾겠다"고 했다.

하지만 과거 비슷한 사례를 봤을 때 김씨는 청구된 전기요금 상당 부분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소식에 네티즌들은 "그런일을 대비하고 시민들을 보호하라는게 한전을 공기업으로 해놓은 것" "상식적으로 이렇게 많이 요금이 발생하면 한전에서 미리 알려주던지 와서 점검을 하던지 해야지 공기업이 정말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 "한전은 전기가 누전 되는지 안되는지 상시적으로 점검을 해야 되는거 아닌가 기껏 적자 타령만 하고 임원들 고액 연봉을 주면서 서민에게 전기요금 덤터기 씌우네" 등 한전의 대응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