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석 (재)상서학원 이사장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한자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자를 가르치려는 학부모들이 늘어나 한자 학습의 연령대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또한 한자 학습과 관련된 만화, 게임 등의 콘텐츠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학부모가 한자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교과 개념 이해에 도움이 된다는 학습효과에 주목하기 때문이며, 한자를 배우면 단어의 뜻과 용례를 통째로 외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뜻을 알 수 있고 어휘 활용에 효율적임을 알기 때문이다.
인간의 육체는 보통 20세 전후까지 성장하는데 13~15세 무렵 가장 왕성하게 자란다. 그러므로 한자 교육은 가능한 한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6세 이전의 어린이는 소리글자인 한글이나 영어보다 뜻글자인 한자를 그림으로 인식하여 더 쉽게 배우고 오래 기억한다. 어릴 때부터 한자를 접하여 익히게 하는 것이 대단히 효율적이며, 뇌 성장과 인성교육에 도움이 된다.
대구 상서고등학교·상서중학교 설립자 춘곡 이태희 선생님은 1986년 한자 교육에 관한 남다른 선견지명으로 한자의 조기교육을 주장했다. 춘곡 선생님은 1980년대에 한자 교육의 부재가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예견하고 "한글 전용으로는 표의가 담기지 아니한 글이기 때문에 한자 공부는 어릴 때부터, 즉 출생 후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말을 배울 때) 가정의 어머니와 유치원에서 동시에 배워야 할 것이다. 상용한자를 초등학교에서 완전히 배우면 창의력과 이해력이 빨라지기 때문에 초등학교 교과서부터 국한문을 혼용하여 가르쳐야 할 것이다"고 주창하면서 갈수록 한글문화에 젖어 한자의 중요성을 소홀히 하는 세태에 경각심을 주고 한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한문혼용에 대한 주장'이라는 유인물을 수만 장 인쇄하고 사비를 들여 전국 각지의 공공기관에 직접 발송하여 한자 교육의 중요성과 조기 한자 교육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강조했다. 그러한 선친의 유지를 승계하여 학교법인 상서학원의 후계자인 저 자신 또한 적극 동참, 한자 교육에 열심이다.
우선 학교 현장 곳곳에 한자를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학교 행정용 봉투에 '한자 교육은 어려서부터'라는 문구를 인쇄하여 사용하며, 학교 홈페이지에도 한자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문구를 게재하고 교내 복도 게시물, 입간판, 현수막 등에 한자를 병기하여 정확한 의미 전달에 힘을 쓰고 있다.
한자 교육과 관련된 유명 강사를 초청하여 강연을 열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한자 사용의 필요성과 국한문혼용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한편, 교내 상서한자서당을 열어 지역 주민의 기초 한자 교육과 전통문화의 이해 증대 및 문화 공감에 이바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한자 교육을 통한 올바른 인성교육으로 공동체의식 함양과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과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사회인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 오늘날 학교의 소명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어사전에서 '사기'를 찾으면 무려 19개의 어휘를 볼 수 있다. 문맥 속에서 의미의 분별이 가능하다고 한글 전용론자들은 주장하지만 실질적으로 명백한 의미 전달은 불가능하여 혼란을 초래하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의 문명이 발전하면 할수록 한자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늘을 나는 새(鳥)는 두 개의 날개를 가지고 있을 때 더 멀리 더 힘차게 훨훨 날아갈 수 있다.
우리의 어문에서 한글과 한자는 새의 두 날개에 해당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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