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14·경북 4곳 '무량판 아파트' 긴급 점검

입력 2023-08-02 17:09:12 수정 2023-08-02 20:46:38

입주한 곳 포함 땐 조사 대상 폭증
대구 중구 5곳·남구 3곳, 달서구·북구·수성구는 각 2곳
2017년 이후 준공 우선 조사…이상 유무 따라 고발 조치

2일 오후 지하 주차장 철근을 빠뜨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15개 단지 중 하나인 경기도 오산시 세교2 A6블록 아파트 주차장에서 관계자가 보강 공사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지하 주차장 철근을 빠뜨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15개 단지 중 하나인 경기도 오산시 세교2 A6블록 아파트 주차장에서 관계자가 보강 공사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한 부실시공 논란이 확산하자 대구시와 경북도가 자체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대구, 경북에서 무량판 구조를 적용해 점검 대상에 오른 아파트는 현재 18곳이다. 시·도는 철근의 배근 상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대구시는 3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아파트 공사장 14곳을 대상으로 안전성 점검을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점검 대상은 무량판 구조를 적용해 건축 중인 민간 아파트 공사장이다. 구군별로 중구 5곳, 남구 3곳, 달서구·북구·수성구 각 2곳으로 확인됐다.

점검은 구군 주도로 이뤄지며 이 중 5곳은 대구시와 합동 점검을 벌일 예정이다. 구조·건축·설계 등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건축안전자문단이 점검에 참여한다.

문제는 기둥과 그 주변에 철근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여부다. 점검단은 설계서와 실제 시공상 철근 배근 적정성과 현장 기록 관리 상태, 콘크리트 품질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점검 결과 문제가 발견되면 현장에서 즉시 시정하도록 하고,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고발 등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우선 대부분 사업장이 지하 주차장에 무량판 공법을 적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제출된 도면을 검토해 보니 철근이나 띠철근은 모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요청에 따라 지난 2013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 가운데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곳이 얼마나 있는지도 조사 중인 만큼 안전성 점검 대상은 추후 늘어날 수 있다.

경북에서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가 4곳으로 확인됐다. 경북도는 1일까지 도내 22개 시군에서 2017년 이후 준공한 무량판 아파트를 전수조사한 결과 3개 시군 4개 아파트에서 무량판 구조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LH가 지은 것은 없고, 모두 민간 건설사 아파트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경주 2곳, 구미·경산 각 1곳이다. 구미 아파트는 공사 중이고, 다른 3곳은 2019~2020년 입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는 이날부터 시군과 도 건축위원회 구조 분야 전문가 등 합동 점검반을 꾸려 경산 아파트를 시작으로 안전성 점검에 나섰다. 설계 도면과 구조계산서상 보강 계획을 적용했는지 우선 확인한 뒤 시공 영상 등을 확보해 실제 공사 때도 충분히 보강했는지 정밀 점검할 방침이다.

경산시 관계자는 "조만간 경북도 및 전문가들과 구체적인 점검 일정을 확정해 정밀 점검할 방침"이라고 했다. 박동엽 경북도 건설도시국장은 "현재 파악한 무량판 아파트 4곳에 대해 안전성 조사를 면밀히 실시하는 한편 이상이 발견되는 곳은 즉시 국토부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LH 각 지역 본부장 등이 사장 주재 긴급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에서 LH 각 지역 본부장 등이 사장 주재 긴급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