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변화하는 해외시장 판도…비중국 시장 매출 더 높아

입력 2023-07-30 11:39:37

미국·유럽서 급증하는 판매 …중국-비중국 매출 역전현상 한동안 지속

서울의 한 대형 면세점이
서울의 한 대형 면세점이 '큰 손' 중국인 관광객들의 이용이 줄어 한산한 모습이다.연합뉴스

'K-뷰티' 시장을 이끄는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해외 매출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고초를 겪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유럽 등 비중국 해외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분기 매출액은 1조30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0.4% 늘어난 데다, 영업이익은 109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로 영업이익은 크게 개선됐다. 다만, 매출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중국 내 매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단체 관광객 수요 회복세가 더딤에 따라 면세 채널 매출은 두자릿 수 비율로 감소했다.

이같은 상황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비중국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해외 매출 판도를 바꾸고 있다.

그룹 내 90% 이상의 매출을 차지하는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북미 매출액이 73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 360억원 대비 2배 이상 상승한 기록이다. 1분기(629억원)보다도 17.7% 증가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눈에 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10월 인수한 고급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인 '타타 하퍼'(Tata Harper)가 꾸준하게 매출을 올리고 있다.

라네즈와 이니스프리의 고성장도 이목을 끈다. 라네즈는 지난해 7월 아마존의 연중 최대 할인행사인 '프라임데이' 당시 뷰티 카테고리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이달 11∼12일 진행한 올해 행사에서도 베스트셀러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설화수는 인지도를 높이고자 현지 소비자 기호와 성향 분석을 통한 리브랜딩(Rebranding)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시도로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시장 매출 가운데 미국 비중은 지난해 12.1%를 기록하면서 2019년(4.5%)보다 크게 성장했다. 올해에는 20% 안팎의 성장이 기대된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시장에서도 2019년 59억원에서 지난해 132억원으로 매출액이 123% 증가했다. 매출 상당 부분은 명품 뷰티 본고장으로 불리는 유럽에서 올렸다.

이에 반해 중국 시장 매출 비중은 하락세다. 한때 60%를 차지했던 중국 시장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51.5%로 떨어진 뒤 올해 2분기에는 42%까지 급락했다.

업계에서는 중국과 비중국 시장의 매출 비중 역전 현상이 한동안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 26일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글러벌 사업 재편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키움증권의 조소정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비중국 채널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향후 해외 채널 다양화와 리브랜딩 전략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