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올해 대비 2.5% 인상
주휴수당 포함 사실상 '시급 1만원'…소상공인 키오스크 등 자구책 마련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49% 오른 9천860원으로 결정되자 지역 유통·산업계 등 경영계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소상공인 업계는 최저임금 상승에다 주휴수당까지 더하면 실제로 일하는 1시간당 1만원이 넘는 임금을 지불하고 있어 부담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경영인들이 임금 부담에 근로자수를 줄이면 인력 시장 위축까지 야기될 것이라는 시선도 적잖다.
19일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8일부터 진행한 마라톤 회의를 마치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9천86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대비 2.49% 오른 금액으로 월급여(209시간 기준)로 계산하면 206만740원이다.
최근 5년간 전년 대비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9년(8천350원) 10.9% ▷2020년(8천590원) 2.87% ▷2021년(8천720원) 1.5% ▷2022년(9천160원) 5.05% ▷2023년(9천620원) 5%이다.
경영계에서는 최근 몇 년 만에 가파르게 상승한 최저임금 부담을 이유로 동결 혹은 인하 방안을 주장해 왔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부채가 크게 늘어난 편의점, 카페, 식당 등 소상공인들은 더 이상의 임금 인상은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최저임금 조정을 호소해 왔다.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에 소상공인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벌써부터 운영 방식 변경에 나서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구 달서구 한 편의점 점주는 "인건비가 수익을 좌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담이 큰 상황이며, 더 이상 채용을 늘리지 않고 직접 조금 더 일하려고 한다"며 "임금 부담으로 인해 야간에는 무인으로 매장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대구 한 식품 프랜차이즈 대표는 "인건비 부담에 어려워하는 점주들에게 키오스크나 서빙로봇 도입을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다가 월급 때문에 일할 사람을 못 구해 점주들이 문을 닫겠다고 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도 최저임금 상승의 여파가 전반적인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 달서구 한 금속 가공 업체 대표는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아닐지라도 최저임금 상승 발표가되면 그에 상응하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며 "결국 최저임금 인상은 전반적인 인건비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데,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이 늘어나면서 주휴수당에 대한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휴수당은 1주일 동안 15시간 일한 근로자에게 유급휴일을 주는 것이다.
정덕화 대구경영자총연합회 상무이사는 "임금을 올리는 것은 단순히 얼마 더 준다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주휴수당 등 전반적인 비용 상승으로 기업의 부담은 가중되지만, 가격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종별로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상승으로 한계기업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것"이라며 "이는 결국 고용 축소로 이어져 사회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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