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최정우 포스코 회장 '지주사 갈등' 2년 만의 만남

입력 2023-06-28 16:46:08 수정 2023-06-28 20:41:08

내달 3일 '포항제철소 1기 종합준공 50주년 기념행사' 동반 참석
지주회사·미래기술연구원 놓고 끌어온 갈등…첫 만남에 관심
市 "지역 현안·민심 전달 예정"…갈등 봉합·상생 발전 물꼬 기대

이강덕 포항시장(왼쪽),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이강덕 포항시장(왼쪽),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홀딩스(지주회사)·미래기술연구원 소재지 등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는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약 2년 만에 대화의 자리를 갖는다.

2021년 말 지주회사 문제가 터지고 나서 처음 성사된 자리다. 아직까지 지역사회의 반발이 큰 상황에서 두 지도자의 만남이 갈등 봉합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포항시와 포스코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다음달 3일 '포항제철소 1기 종합준공 5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포스코 본사(포항시 남구)를 찾는다.

의미가 깊은 행사인만큼 포스코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이강덕 포항시장,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이에 서울에서 신병치료 중인 이 시장이 행사 참석 의사를 전달하면서 최정우 회장과의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사람은 2021년 11월 포스코가 기증한 포항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 제막식에서 마지막으로 만났다. 비록 지난 10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항제철소 가동 중단 문제로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했지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

2021년 12월 이사회를 통해 포스코의 지주회사 전환이 결정되면서 포항지역과 포스코는 극심한 갈등을 빚어 왔다. 범시민대책위원회가 꾸려지며 최정우 회장을 타깃으로 한 반대집회는 1년 여가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1월 28일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임시주총을 앞두고 이강덕 시장이 최정우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며 포항시와 포스코 간의 대립이 극에 달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지역사회의 반대 속에서 포스코와 포항시는 지주회사 본사 소재지의 포항 이전과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설치 등의 합의를 약속했다.

그렇지만 단순한 주소지 이전이 아니라 본사 기능의 실질적 이전과 포항지역 투자 확대 등을 요구하며 포항지역의 '반(反) 최정우 회장' 정서와 '이강덕 시장 책임론' 등이 숙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 같은 소모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두 사람의 만남이 포항의 잃어버린 1년을 되돌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과 만나기 위해서가 아닌 이 행사가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지는 무게감을 알기에 이강덕 시장이 참석을 희망했다"며 "최 회장과 만나 지역 현안과 민심 등을 전달할 예정이다. 당장 극적인 변화는 어렵겠지만, 이것이 물꼬가 돼서 예전처럼 포항시와 포스코가 동반자적인 관계를 회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