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또는 승객의 조작 없이도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율주행 자동차(Autonomous driving car)시대가 실생활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자동차에 탑재된 IT·센서 등 첨단 기술과 카메라, 센서, GPS 정보 등을 이용하여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 위험을 판단하고 주행 경로를 계획하여 목적지를 향해 운전할 수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이다.
◆ 자동차에서 편안한 여행
2035년, 여름 방학을 맞은 고등학교 1학년인 경진이는 친구들과 자동차 여행을 계획했다.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부모님이 지정하고 동의한 코스 안에서만 차량을 움직이게 할 수 있어, 우선 계획을 꼼꼼히 잘 짜야만 했다.
계획한 코스를 렌트카 업체 직원에게 건네고, 직원은 차량안에 코스를 입력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에 문제가 생기면 자동차가 스스로 가장 가까운 업체로 데려다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준비된 자동차에 친구들과 탑승하자마자 자동차는 우리 일행에게 멀미, 컨디션 등을 확인하더니 바로 출발하기 시작했다.

첫날, 서울을 출발해 부산 해운대까지 여행에, 아버지는 5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말씀했지만 우린 아무도 믿지 않았다. 지금은 자율주행 자동차들이 간격을 좁힌 상태에서 2시간 반만 달리면 부산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여행의 설레움에 전날 잠을 설친 우리 일행은 차량안에 마련된 침대에서 눈을 붙이며 잠깐 피로를 풀었다. 점심을 부산에서 해결한 우리는 부산에서 계획한 코스대로 차량을 제어했다. 원래 계획대로면 태종대에서 즐길 계획이었지만, 그날 태종대에서 큰 행사가 있어 핸드폰을 통해 인근 다대포 해수욕장으로 변경했다. 차량은 방향을 틀었다. 지정된 코스와 차량이 다르게 움직이는 것을 인지한 업체에서 확인차 전화가 왔다.
그렇게 부산에서 하루는 보낸 우리는 예약된 숙소에서, 차량을 충전시키고 잠이 들었다.
◆ 또 다른 친구, 자율주행차
둘째 날 아침이 밝았고, 우리 일행은 부산에서 대구로의 일정이다. 대구로 가던 도중 한 친구가 멀미를 호소했고, 이를 인지한 자동차가 공기 청정기를 작동시키더니 졸음쉼터에 멈췄고, 상비약이 내장된 글로브 박스를 열어주었다. 약을 어떻게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자동차가 알려주니 또 다른 보호자와 함께 여행 온 것 같았다.
그렇게 별 탈 없이 대프리카 도시 대구에 도착하자 자동차가 더운 것을 감지해 에어컨 온도를 내려주었다. 대구 투어 중 자동차에 문제가 생겼는지 급히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타이어 공기압에 문제가 생겨 차량에서 잠시 하차해 달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업체에서 전화가 왔다. 현재 차량의 타이어 공기압이 좋지 않아 타이어에 바람을 넣어야 한다는데 무슨 말인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다. 직원은 20~3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며 근처 카페에서 잠시 기다려 달라고 전했다. 나중에 도착하면 1시간 정도 금액을 보상해주겠다고 했다. 약 5분 뒤 차에서 내렸고 자동차는 혼자 어디론가 가버렸다.
카페에서 잠시 수다를 떠는 도중 자동차가 돌아왔다. 모든 정비를 마쳤으니 다시 출발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전했고 다시 입력한 코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구에서 시간을 보내고 저녁에 서울로 출발했다. 힘들어서 그런지 서울로 가는 동안 다들 침대에 누워 잠이들었다.
약 1시간 반 뒤 렌트카 업체에 도착했고 대기하던 직원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여행 기간에 비서 역할을 수행해 준 자동차를 보니 학교 친구들 말고도 또 다른 한 명의 친구와 여행한 기분이었다.

◆ 교통상황의 변화
도로 위 정체가 사라질 것이다. 차량이 유·무선망을 통해 다른 차량, 모바일 기기, 도로 등 사물과 정보를 교환하는 차량사물통신인 V2X통신을 통해 차량이 서로 통신하며 차량 간의 안전거리도 줄어들어 기존의 신호체계는 더 짧아지거나 신호 등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차량 간의 최소 안전거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동일한 시간에 더 많은 차량을 수용하고 처리할 수 있다. V2X 통신이 없는 차량은 최대 43%, V2X 통신을 하는 자동차의 경우 최대 273%의 도로용량 증대 효과가 나타났다.

차량 공유 개념이 확대되면서 소유하는 자동차가 줄어든다면 차량 보험료나 유류비 등이 감소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유 자동차의 이용 빈도가 잦아지면 오히려 공유 자동차 대기시간 증가, 공유 자동차 유지 문제 등 교통 혼잡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활성화된다면 새로운 형태의 주행 방식이 생겨날 것이다. 바로 '군집 주행'이다. 군집 주행이란 두 대 이상의 차량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 동일한 간격을 두고 주행하는 기술로 V2X 통신을 활용한다. 군집 주행을 활용하면 안전성 확보, 도로 용량 증가, 에너지 효율 증가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교통사고 감소
도로위 교통사고 대부분은 졸음, 시력, 반응시간 등 운전자의 실수에서 비롯된다.자율주행의 시대가 도래하면 교통사고가 현저히 줄어들게 될 것이다. 사각지대로 인한 사고가 없어지거나 사고확률이 현저히 저하될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시스템이 항상 360°를 감시하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사라지고 사물을 바로 인지할 수 있는 센서들이 탑재되기 때문에 사각지대로 인한 사고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졸음운전 또한 없어질 것이다. 자율주행의 경우 운전자가 직접 운전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운전자는 차량이 주행 중일 때 휴식을 취하거나 취침을 할 수도 있다. 보행자를 치고 도망가거나 차량에 사고를 가하고 도망가는 뺑소니, 보복 운전 등 교통과 관련된 범죄율도 감소할 것이다.
음주운전의 경우 다양한 형태로 예방할 수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인 만큼 운전자가 술을 먹어도 상관이 없지만, 차량에 음주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장치가 탑재되거나 운전자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이면 차량이 일시적으로 운행을 중지하고 쉬어가거나 병원 등 필요한 기관으로 목적지를 변경할 수도 있다.

◆ 일상생활에서의 변화
자동차가 자율주행을 하는 동안 탑승자는 개인적인 용무나 회사업무를 진행할 수 있거나 운행 중 OTT를 통해 미뤄뒀던 영화 드라마를 보며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자동차 실내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복사기나 컴퓨터를 배치한 업무용 차량, 침대와 쿠션 등을 배치한 숙박용 차량이 탄생할 수도 있다.
일자리에도 변화가 올 것이다.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된다면 기존의 발렛파킹, 택시 기사, 버스 기사, 탁송 기사 및 트럭커 등 운전을 주로 삼는 직업들은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자동차를 관리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엔지니어, 데이터를 수집하고 해석하며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는 개발자들, 시스템을 관리하며 코딩을 담당하는 시스템 전문가, 자율주행 도중 탑승자들이 시청할 영상이나 맞춤 콘텐츠를 제작하는 콘텐츠 큐레이터는 새로운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동방식에는 큰 변화가 올 수도 있다. 기존의 시스템은 자동차를 본인이 소유하고 직접 운전하며 미성년자와 노인의 경우, 운전을 할 수 없지만,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장애인, 노약자들이 스스로 운전하는 것보다 더욱 안전하고 빠른 이동을 보장하며 미성년자 또한 언제든지 차량을 호출하여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다.

류경진 영남이공대학교 스마트 e-자동차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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