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전설' 이원희, 15년 만에 복귀…몽골 그랜드슬램 출전

입력 2023-06-20 11:52:31

2008년 베이징올림픽 선발전 이후 첫 무대 "매우 긴장된다"
"최종 목표는 파리 올림픽…포기하지 않을 것"

돌아온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 연합뉴스TV
돌아온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 연합뉴스TV

2004년 아테네올림픽 유도 남자 73㎏급 금메달리스트인 이원희(41) 용인대 교수가 현역 선수로 복귀한다.

이원희 교수는 23일부터 25일까지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국제유도연맹(IJF) 2023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 남자 73㎏급에 출전한다.

이 교수가 현역 선수로 출전하는 건 2008년 5월 베이징올림픽 선발전에서 왕기춘에게 패해 은퇴를 선언한 뒤 15년 만이다.

이 교수는 2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랜만에 경기를 치르게 됐는데, 매우 긴장된다"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교수는 2003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유도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유도계의 전설이다.

은퇴 후에는 해설위원을 거쳐 2011년부터 모교인 용인대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이 교수가 현역 복귀를 결심한 건 2021년 여름의 일이다.

그는 "위기를 엮고 있는 한국 유도에 새로운 자극을 주고, 나 자신의 삶에도 동기 부여를 하고 싶었다"며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복귀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문제로 대회가 줄줄이 취소됐고, 훈련 환경도 여의찮았다.

그래도 이 교수는 제2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경기도유도회 소속으로 대한유도회에 선수 등록한 뒤 훈련을 이어갔다.

이 교수는 지난해 11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복귀전으로 잡았으나 용인대 감독 대행을 맡으면서 출전이 무산되기도 했다.

그래도 도전은 계속됐다. 훈련을 이어온 이 교수는 최근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 남자 73㎏급 출전 티켓 한 장이 비어있다는 소식을 듣고 대한유도회에 출전 신청서를 냈고, 그대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교수는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회가 열리는 몽골로 향한다. 이어 23일 계체에 참여한 뒤 24일 남자 73㎏급 경기에 출전한다.

이 교수는 현재 몸 상태에 관해 "나쁘진 않지만, 나이 때문인지 체중 감량이 어렵더라"라며 "과거엔 3∼4㎏ 정도를 하루 이틀에 뺀 뒤 공식 계체 후 다시 몸무게를 회복해 정상 컨디션으로 대회를 치르곤 했는데, 지금은 회복 속도가 느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7∼8㎏ 정도를 감량했으며 지금도 2∼3㎏ 정도를 더 빼야 한다"고 덧붙였다.

힘든 환경이지만 목표는 명확하다. 이 교수는 "난 어느 대회든 우승한다는 생각으로 참가했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꼭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의 최종 목표는 2024 파리올림픽 우승이다.

그는 "파리 올림픽을 보고 현역 복귀를 결심한 것"이라며 "쉽지 않겠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파리올림픽은 2022년 6월 24일부터 2024년 6월 23일까지 열리는 IJF 국제대회 성적 등의 기준으로 체급별 18명에게 출전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