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는 섬유·전자산업?…반도체·방산업 탄소·2차전지 경제 체질 개선

입력 2023-05-29 16:59:48 수정 2023-05-29 20:27:56

LIG넥스원 구미하우스 생산시설에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LIG넥스원 구미하우스 생산시설에서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Ⅰ'을 양산하고 있는 모습. LIG넥스원 제공

낙동강을 낀 지리적 이점과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섬유·전자산업 중심의 수출 전문 산업단지로 자리매김하며 국내 경제 한 축을 담당해 온 '산업도시' 구미가 체질 개선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반도체, 방위산업, 2차전지 등 첨단산업을 선택하고 산업도시로서 위상 되찾기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수도권 이전, 산업생태계 변화로 전통 주력산업이 힘을 잃어가던 구미에는 대구경북신공항 등 호재를 계기로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 대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구미시와 경제계에 따르면 SK실트론(2조3천억원)·LG이노텍(1조4천억원)·LG BCM(5천억원)·한화시스템(2천억원)·원익큐엔씨(1천200억원)·LIG넥스원(1천100억원)·LS전선(1천억원)·아바텍(1천18억원) 등의 투자가 진행 중이다.

정부 공모사업도 잇따라 유치했거나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구미시는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실트론·LG이노텍·매그나칩반도체·KEC·삼성SDI·원익큐엔씨·엘비루셈 등 반도체 기업 344곳이 밀집해 있는 등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덕분이다. 수도권 외 지역에 반도체 기업이 이 정도로 밀집한 곳은 구미가 유일하다. 산업용지·공업용수·안정된 전력 등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인프라도 완비돼 있다.

방위산업과 탄소산업의 경우 '방산혁신클러스터'(499억원), '방산항공우주용 탄소 소재부품 랩팩토리 조성사업'(330억원)에 잇따라 선정되면서 성장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방산혁신클러스터 유치로 국내외 방산 소재부품 신시장을 선점하고 지역 중소기업의 진입이 가능하게 됐다. 또 탄소산업 분야에선 구미5산단 탄소산업클러스터를 비롯해 7개 사업을 추진 중이며, 도레이첨단소재·코오롱 등 탄소 관련 기업도 많이 포진해 있다.

구미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2차전지 육성거점 구축지원 사업(280억원)에 최종 선정되는 등 2차전지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사업은 2026년까지 구미산단에 거점센터를 짓고 전문 장비 50여 종을 구축해 2차전지 소재산업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구미에는 오는 9월 완공 예정인 LG BCM 양극재 공장을 비롯해 30여 곳의 2차전지 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미래를 선도하는 산업혁신 성장의 중심에 구미가 있다"며 "내륙 최대 산업도시의 재도약으로 국가 경제 회복을 이끌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미산단 SK실트론의 반도체 웨이퍼 생산 시설. SK실트론 제공
구미산단 SK실트론의 반도체 웨이퍼 생산 시설. SK실트론 제공
2차전지 양극재 생산 기업인 LG BCM이 올해 9월 준공을 목표로 구미하이테크밸리에서 신축 공사를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2차전지 양극재 생산 기업인 LG BCM이 올해 9월 준공을 목표로 구미하이테크밸리에서 신축 공사를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구미5산단에 있는 구미 탄소성형부품 상용화 인증센터. 구미시 제공
구미5산단에 있는 구미 탄소성형부품 상용화 인증센터. 구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