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강원 양구 '남북 9축 고속도' 경북 빼고 사전타당성 조사

입력 2023-05-17 17:36:49 수정 2023-05-17 20:51:10

국토부 3억 들여 강원 구간만 분석 추진…영양·청송 순위 밀릴 우려
일각에서 "경북 구간도 동등하게 검토해야" 목소리
경북도, "제3차 고속도로건설계획에 꼭 반영시켜 추진할 것"

지난해 5월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구경북 지역 공약 대국민 보고회 당시 자료에 포함된 남북 9축 고속도로
지난해 5월 열린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구경북 지역 공약 대국민 보고회 당시 자료에 포함된 남북 9축 고속도로

강원·경북권 교통 낙후 지역을 관통할 남북 9축 고속도로(경북 영천~강원 양구) 건설에서 경북 구간이 배제될 조짐이다. 정부가 최근 경북을 제외한 강원 구간에 대한 사전타당성 연구에 착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6일 나라장터 사이트에 '강원내륙 고속도로 사전타당성 연구' 수행 업체 선정을 위한 공고문을 띄웠다. 배정된 예산은 3억원가량으로 강원내륙 고속도로의 타당성 검토, 최적대안 마련 등을 검토하는 게 목적이다.

강원내륙 고속도로란 제2차 국가도로망종합계획(2021~2030년)에 남북 9축으로 반영된 구간 중 강원도 지역인 영월~정선~평창~홍천~인제~양구 노선을 말한다. 국토부는 이번 연구 용역을 통해 현황 조사와 함께 교통수요 예측, 경제성 분석, 도로건설 효과 등을 분석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남북 9축의 경북 구간이 배제돼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남북 9축 노선상에 있으며 경북 북부내륙의 대표적인 '교통 오지'인 영양군, 청송군 등 지역에서는 "오랜 숙원 사업인 남북 9축 건설을 추진한다면 강원도와 경북 지역 구간을 함께 검토·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남북 9축 건설은 지난해 5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대구경북 지역공약 대국민 보고회 당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항목의 하나로 등장한 바 있다.

국토부가 강원 구간에 대해 먼저 사전타당성 연구에 나선 것을 두고 정치적 배경이 깔린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사타 용역비 3억원이 지난해 말 정부 예산에 편성될 때 강원지역 '실세' 의원들이 힘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가 남북 9축 추진 의지가 있다면 강원과 경북 전구간을 대상으로 검토를 해보는 게 순리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남북 9축 고속도로가 사전 절차 중 하나인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년)에 미반영된 상태여서 지금 사타를 할 만큼 시급성이 있는지도 의문으로 꼽힌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남북 9축 고속도로 건설이 현실화하려면 2026~2030년에 해당하는 제3차 고속도로 건설 계획 반영이 우선"이라며 "강원 구간이 타당성 있게 나온다면 경북으로서도 나쁠 것은 없다. 다만 경북 구간이 소외되지 않도록 지역 정치권이 지속해서 챙겨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