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왜관 캠프캐롤부대 후문 ‘제임스 엘리엇 중위 거리’ 만든다

입력 2023-05-13 06:30:00 수정 2023-05-14 19:05:54

한때 왜관 경제 1번지…특화거리로 회복 시동

경북 칠곡군 미군 캠프캐롤부대 후문. 전병용 기자
경북 칠곡군 미군 캠프캐롤부대 후문. 전병용 기자

14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 석전리 미군 캠프캐롤부대 후문 일대. 한때 한국인지 미국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미군들로 넘쳐났던 곳이지만 미 육군 병사(Government Issued)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밤거리를 환하게 밝히던 클럽들의 네온사인도 화려함을 잃고 간판만 덩그러니 내걸려 있었다. 핫팬츠의 금발미녀와 흑백의 미군들이 흥청거리며 달러를 뿌려대던 진풍경도 이젠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상인들은 미군 상대 영업을 그만두고 폐업도 고민하는 분위기다.

상인들은 "옛날에는 미군들이 달러를 펑펑 써댔는데, 이젠 미군 상대로 장사는 끝났다"며 "캠프캐롤부대 내에 다양한 편의시설(복지관·체육관·수영장·볼링장·면세점·미군 전용 클럽 등)이 갖춰지면서 미군들이 거의 바깥 외출을 하지 않아 장사가 안된다"고 말했다.

칠곡군이 한때 칠곡 왜관 경제 1번지였던 캠프캐롤부대 후문 일대를 특화거리로 조성한다. 2024년까지 먹거리·체험프로그램 등을 갖춘 '제임스 엘리엇 중위 거리'를 만들어 상권 활성화 및 관광 자원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칠곡군은 사업비 2천여만원을 들여 다음 달까지 용역을 의뢰하고, 올 연말까지 용역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사업계획 등을 세울 방침이다.

미군 장교 제임스 엘리엇 중위는 1950년 8월 27일 낙동강 방어선 전투 당시 호국의 다리 인근에서 야간 작전 중 실종됐다. 당시 29세인 그는 아내 알딘 엘리엇 블랙스톤과 아들(당시 3세)·딸(2세)을 두고 참전했다.

아내는 65년간 남편을 그리워하다 2015년 2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석 달 후 아들 제임스 레슬리 엘리엇 씨와 딸 조르자 래 레이번 씨는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칠곡군을 찾아 부모의 사후 재회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어머니 유골분을 낙동강에 뿌렸다.

칠곡군 관계자는 "캠프캐롤부대 후분 거리 일대에 주민참여형 축제 연계 및 다양한 투어코스 개발로 관광객 유입을 통한 상권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왜관 캠프캐롤은 1959년 5월 병참장비 부대로 미군이 주둔하기 시작했다. 캠프캐롤이란 이름은 한국전쟁 당시 순직한 미군 '캐롤' 중사의 이름을 딴 것이다. 미군부대 규모는 268만6천여 ㎡(81만4천여 평). 외곽둘레만 10.4km에 달한다. 병참부대인 이곳에는 1천400여 명의 미군들과 1천300여 명의 한국인 근로자들이 장비보급 및 정비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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