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아메리칸 파이, 부르니까 생각 나더라"

입력 2023-05-02 19:51:28 수정 2023-05-02 21:19:40

국빈 방미 만찬 때 팝송 부른 사연 소개…"생각 안 났으면 망신당할 뻔"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특별공연에서 1970년대 빌보드 히트곡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특별공연에서 1970년대 빌보드 히트곡 '아메리칸 파이'를 즉석에서 열창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공동취재] 연합뉴스

"근데 부르니까 또 생각이 나더라고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만찬 때 돈 맥클린(Don Mclean)의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를 부르게 된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2일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가진 기자단과의 깜짝 오찬 간담회에서 "옛날에 많이 불렀던 것이라 생각이 났다. 만약에 가사가 생각이 안 났으면 아주 망신 당할 뻔했다"며 "내가 거기 노래 하러 간 것도 아니고 그냥 뮤직 가이드까지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거기서 끝냈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아메리칸 파이가 선곡된 배경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출국하기 전에 우리 의전에서 '미국 쪽 의전이 나하고 우리 집사람 좋아하는 음악을 몇 개 알려주면 만찬장이나 또는 끝나고 공연을 하는데 들려준다'고 해서 돈 맥클린 곡 세 개를 주고 그중에 아무 것이나 좋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안 되면 로보(Lobo)의 'I'd love you to want me'하고 'We'll be one by two today' 그 정도 알려줬다"며 "'We'll be one by two today'는 한미동맹을 함께 간다는 뜻이 있어서"라고 부연했다.

미국 측이 돈 맥클린을 데려오려고 했는데 마침 호주 공연 중이어서 부르지 못해 뮤지컬 가수 3명이 오게 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맥클린이) 못 온다고 해서 그러냐고 했다"며 "그래서 가수 3명이 '팬텀 오브 오페라' 등 뮤지컬 노래 3곡 부르더니 셋이서 '아메리칸 파이' 1절을 불렀다. 맥클린이 없으니까 이 사람들이 대신 해 주는 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때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갑자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무대 위로 올라와 달라고 한 것.

윤 대통령은 "내가 그냥 있으니까 질 바이든 여사가 손을 잡고 올렸다. 약간 당황스러워 하고 있으니 질 바이든 여사가 가라고 해서 올라갔다"며 "돈 맥클린 사인한 기타를 준다는 걸 만찬 직전에 들어 '기타를 선물 주려고 하는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I want you to sing American Pie.'하더라"고 당시 당황스러웠던 상황을 전했다.

그래서 "'가사가 생각 안 난다'고 했지만 만찬 및 전날 친교 행사를 굉장히 정성스럽게 준비한 걸 아는데 안 한다고 할 수도 없고 해서 앞에 1절 한 소절을 부르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