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주민들 병원 이송에 경찰 연행되기도
골목길엔 돼지머리 보관 냉장고까지 등장
마땅한 대안 없어 갈등 지속될 듯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가 재개됐다. 겨울철 멈춰있던 공사가 다시 시작되자 현장에서는 공사 인부와 주민 간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이슬람사원 갈등은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8일 오전 7시 30분쯤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공사장. 펌프차 등 차량 2대와 공사 인부 7명이 들어오자 주택가 골목길은 금세 고성으로 가득 찼다. 인근 주민들이 공사 인부를 향해 "주택가에 이슬람사원이 지어져서는 안된다", "예고도 없이 골목길을 이렇게 막아버리면 어떡하냐"고 외쳤다. 공사 인부들은 "우리는 시키는 일을 할 뿐"이라고 대응했다.
크고 작은 실랑이가 계속 이어지던 오전 9시 45분쯤 콘크리트 배관을 다루는 공사 인부와 주민들이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주민 박모 씨가 넘어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장에는 10여 명의 경찰 기동대원이 있었지만 몸싸움을 말리는 이는 없었다. 북구청 건축주택과 관계자 역시 주민들의 거듭되는 반발에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던 공사는 그 뒤로 계속돼 오후 2시쯤 끝이 났다. 공사 도중 공사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고의로 차를 세워둔 주민 1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현장에는 종교단체와 시민단체도 방문해 주민들과 건축주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
중단됐던 공사가 재개되면서 이슬람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이슬람사원 공사현장 앞 주택가 골목길에 돼지머리 보관 냉장고를 준비했다. 냉장고 안에는 돼지머리 3개와 족발 등이 있었고 원래 돼지머리가 놓여있던 자리에는 돼지머리 모형이 자리 잡았다.
대현동 주민과 건축주 측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북구청은 지난 1월 이슬람사원 인근 주민들의 주택을 매입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현재까지 진전은 없는 상태다. 서재원 이슬람사원 건립반대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반대 주민 주택 매입안은 북구청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데 지자체는 무관심으로 대응하니 주민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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